치과영역에서 광역학치료
치과영역에서 광역학치료
조선대학교 치과대학 병리학교실,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
조교수 안상건, 부교수 윤정훈, 대학원 문연희
1. 광역학 치료 (Photodynamic Therapy:PDT)란?
광역학 치료는 레이저광과 약제(광민감제)에 의한 광화학 반응을 이용한 치료법이다. 광역학 치료는 1900년 Raab에 의해 처음으로 아크리딘 염색약(acridine dye)에 노출시킨 짚신벌레에서 광독성이 확인된 이래 꾸준히 발전해 왔으며 1960년 Lipson 등이 광감작제로 헤마토포르피린(hematoporphyrin)을 사용하여 수술 중 종양부위에서 형광을 확인함으로써 임상적으로 종양의 진단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이후 1976년 Kelly와 Snell 등이 방광암 환자의 치료에 이용하여 암 치료에 적용한 이래 1993년 이후 캐나다, 네덜란드, 일본, 미국 등에서 진행성 폐, 소화기, 비뇨기계 암환자에 대한 치료로 승인을 얻어 시행되고 있다.
광역학 치료는 미리 투여되어 세포에 분포된 광민감제가 세포에서 광흡수를 촉진시켜 광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이 때 발생하는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ices, ROS)에 의하여 암세포가 파괴되는 원리를 이용한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 내시경 혹은 수술 중 보조요법의 방법으로 두경부암을 포함한 소화기암 외에도 방광암, 폐암, 자궁경부암 등 각종 암 치료와 전암병소 등에 대한 치료로 시행되고 있다. 광민감제의 종양조직 친화성과 레이저광 조사에 의해 종양 특이적인 치료가 가능하고, 주위 정상조직의 장애가 적고 기능과 형태의 보존이 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광역학 치료법은 기존의 표준 암치료법인 수술이나 방사선 요법, 약물요법의 부작용 및 암치료 이후의 후유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서도 환자의 생명 연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우리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될 치료법 중의 한 가지로서 대단한 관심을 얻고 있다 (표 1). 광역학 치료에 사용되는 광증감제가 1993년에 처음 암 치료를 위하여 사용이 공식 승인된 이후로, 미국, 유럽 및 일본 등 여러 선진국에서는 암 치료에 사용해 오고 있다. 현재 광역학 치료는 암 치료 목적으로 대부분 이용되고 있지만, 여러 연구결과 미생물 감염에 효능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광역학 항미생물 화학요법(Photodynamic antimicrobial chemotherapy, PACT)은 약제 내성이 있는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감염 치료의 대체 치료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치과영역에서 광역학 치료의 적용은 구강암의 치료 뿐 아니라 세균, 진균 및 바이러스 감염의 치료, 구강 전암병소의 악성전환을 예측하기 위한 광역학 진단(photodynamic diagnosis, PDD)에도 이용된다.
이 논문의 목적은 광역학 치료의 개괄과 구강암과 구강 감염증의 치료에 대한 최근의 연구결과와 임상결과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2. 광민감제
이상적인 광민감제는 먼저 종양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되어 분포되어야 할 것, 둘째 장파장의 빛에 의해 활성화될 것, 셋째로 부작용이 없을 것 이상의 세 가지를 모두 갖추어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체내에서 신속히 대사 또는 배출된다면 임상적으로 더 사용하기 편한 광민감제라 할 수 있다. 파장이 긴 빛일수록 종양 침투력이 크므로 더 진행된 암도 치료할 수 있으므로 많은 연구자들이 더 장파장의 빛을 흡수하여 반응하는 광민감제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광민감제는 1세대와 2세대 광민감제로 나눈다. 헤마토포피린 (hematoporphyrin)과 그 유도체가 1세대 광민감제인데 이 약제들은 피부의 광민감성과 짧은 파장을 이용하여 파장의 침투가 제한되고 치료깊이가 얕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2세대 광민감제가 개발되었다. 여기에는 chlorin type sensitizer, purpurin, benzoporphyrin, phthalocyanine, texaphyrin 등이 있다. 5-Aminolevulinic acid (ALA)은 표재형 병소 치료를 위한 국소적으로 도포할 수 있으며 전신적 사용을 위해 경구복용이 가능한 유일한 약제이다. ALA은 자체가 광감작제는 아니지만 heme의 생성과정의 물질 중 하나인 protoporphyrin IX (PpIX)의 전구물질이다. 이중 아미노 레뷸린산은 먹거나 피부에 바를 수 있어서 피부암이나 구강 내 병변 등에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구강점막에만 흡수되는데 그쳐 조금 더 진행된 암에서는 효과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이 물질을 복용후 1주정도는 간기능에 이상을 초래한다는 부작용이 있다. ALA는 투여후 3~5시간에 635 nm의 빛을 쪼여 치료하는데 두께 2 mm 이상의 종양에는 효과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본 교실에서는 수입대체를 할 수 있는 국산 ALA-hexyl기의 국소용 광민감제와 피부 및 전신 독성이 적은 제2세대 광민감제인 chlorine6를 공동개발하여 효능을 관찰하고 있으며 2세대 광민감제에 표적치료용 광민감제를 개발 계획 중에 있다.
3. 광 원
광원으로는 이란 전구에서 레이저까지 다양한 것을 사용할 수 있으나 파장을 조절할 수 있는 염료레이저(Tunable dye laser), 금증기 레이저(Gold vapor laser), 다이오드 레이저 등이 쓰인다. 초기에는 파장조절이 가능한 염료레이저가 사용되었으나 유지관리가 어렵고 장치 크기가 커서 지금은 관리가 쉽고 간편한 다이오드 레이저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광전달장치는 주로 석영재질의 광섬유가 사용된다. 그 끝부분이 구형이나 실린더형으로 되어 있어 빛이 앞으로 퍼져나가게 하거나 옆으로 넓게 퍼져나가게 하는 등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의 것을 사용한다.
과거의 레이저 시술은 주로 커다란 진행된 암이나 재발성 암에서의 절제 등의 고식적 치료에 적용되었으나, 최근 들어 점차 표재성 조기 암의 일차적 치료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광역학 치료가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종양이 커지면 중심부는 산소가 부족하여 괴사를 일으키게 되고 따라서 광역학 치료에도 잘 반응하지 않게 된다. 또한 광원인 레이저 광섬유를 종양의 외부에 위치시켜 빛이 최대 10mm 이상을 투과하지 못하므로 깊이가 깊은 암에서는 이용할 수가 없었다. 이를 위해 간질성 광역학 치료가 개발되었고, 핵심 기술은 병변조직 내로 광섬유를 삽입·조사하여 중·말기 암 환자에서 정상조직은 보존하고 병변부위만을 선택적이며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간질성 광역학 치료 기술의 개발은 암세포에 대한 특이성 증대, 인체 대사 속도의 단축, 간질성 치료를 위한 광섬유 등 주변 관련기술 분야의 개발과 더불어 발전할 수 있다. 레이저 광원은 효용성은 좋으나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다. 현재 이를 대체할 목적으로 LED(light emmiting diode)를 광역학 치료에 이용한다. LED는 작고, 가벼우며, 매우 유연하다. 게다가 LED는 제 2세대 광민감제에 매우 효과적이다. 광역학 치료를 위한 저렴하고 효율적인 광원의 개발이 필요하여, 현재 본 교실에서는 구강암 및 전암병소 치료용 LED 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
4. 광역학 치료의 치과적 적용
광역학 치료는 치과 영역에서도 구강암, 구강 미생물 감염 질환, 구강 전암병소의 진단 등에 사용된다. 광역학 치료는 유전자 독성, 돌연변이성 등이 없으며 미생물 제거 효과가 뛰어나고 구강 biofilm 및 충치의 관리에도 효과적으로 쓰인다. 아직 광역학 치료가 치과영역에서 활발히 이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먼저 구강암 환자와 관련되어 임상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치료법 중 하나인 방사선 요법은 타액선 세포들 중 특히 여러 이온성분을 포함하는 선포세포를 파괴시킴으로서 구강건조증을 유발 시키고 이에 따라 혀의 균열, 치아우식증 증가, 캔디다증 증가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반해 광역학 치료는 이러한 합병증 없이 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많은 연구에 따르면 구강 내 세균 총 중 특히 Pseudomonas 계열의 일부와 Staphylococcus aureus 등이 광역학 치료에 대해 민감성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져 이들 균주에 의한 몇몇 감염 질환 등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항생제 내성 세균의 매우 빠른 복제와 변이는 매우 빨리 일어나며 우리나라의 경우에서도 항생제 내성율이 세계수준이다. MRSA(methicillin 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감염률이 66%로 미국의 2배로 우리나라는 항생제 내성균주의 반란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항생제의 오·남용에 의해 내성을 갖는 superbacteria 들의 처치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 하는 것으로서 구강의 단순한 세균 감염질환 뿐 아니라 당뇨병과 같은 소모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의 임상 적용을 위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몇몇 기존의 치료 요법들이 가지고 있었던 한계점들에 있어 새로운 접근을 통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광역학 치료가 치과 영역에서도 그 활용여부가 기대된다.
5. 실험적 광역학 치료의 효용성
본 교실에서는 악성종양과 감염질환에 대한 광역학 치료의 효용성을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한 바 있다. 먼저 제2세대 광민감제인 chlorin e6를 이용하여 암을 유발시킨 쥐에 광역학 치료를 시행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광역학 치료를 시행한 쥐에서 암 조직의 완전한 소멸을 관찰하였다 (그림 2).
또한 쥐의 옆구리에 인위적으로 발광현상을 보이는 Staphylococcus aureus를 주입하여 피부에 감염성 질환을 유발 한 후 광역학 치료에 의해 발광현상이 소실되는 것으로 보아 광역학 치료에 의해 세균이 소실됨을 확인하였다 (그림 3). 이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세균이 소멸되는 효능을 보인다는 것을 시사하는 소견이다.
6. 결 론
광역학 치료는 역사가 오래기는 하나 아직 널리 쓰이고 있지 않는 치료법이다. 현재로서는 수술이나 항암요법이 암의 표준 치료방법으로서 임상의들이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시술방법이지만,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삶의 질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추세에 맞추어서 광역학 치료법은 수술과 항암요법을 점진적으로 대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기존의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도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 기능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으므로 광역학 치료의 미래는 보다 치료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적은 광민감제와 장파장 레이저의 개발에 달려있다. 다만 향후 이 치료법이 보험적용이 되고 조직투과력이 높은 광민감제가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이 되고 암실 체류기간이 수일 내로 짧아질 수 있다면 기능 보존적 측면에서 기존치료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광역학 치료법이 널리 이용되기 위해서는, 광학장비의 발전도 중요하다. 레이저와 광섬유 제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광역학 치료에 사용되는 레이저 장비의 가격이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보통은 레이저 하나에 한 가지 파장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나은 효율의 광민감제가 임상사용에 승인을 받더라도 이를 사용하여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레이저를 추가로 구입하는 부담이 있다. 따라서, 높은 파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파장의 선택이 자유롭고, 동시에 가격이 저렴한 레이저 장비의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 져야, 보다 많은 환자들이 광역학 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감사의 글:이 논문은 KOSEF/MOST (R13-2008-010-01001-0)의 MRC project 지원에 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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