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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치과의사협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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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권 1호2010.01

치과계 변해야 한다.

  • 작성자대한치의학회 회장 김여갑

치과계 변해야한다.


경희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구강악안면외과학교실, 대한치의학회

회장 김 여 갑

 

 

 

ABSTRACT

 

We must change.

Chief Professor Department of Oral and Maxillofacial Surgery, School of Dentistry, Kyung Hee University
President Korean Academy of Dental Sciences
Yeo Gab Kim, DDS, MSD, PhD


We had our share of success in the dental industry in 2009, but we also had our bits of problems. I regret that our still unsolved bits of problems were some of the more important issues in dentistry. We have tried our best with passion, but we faced many limitations. I hope in expectation, that we analyze these problems so that we may overcome them. I hope that the Korean Dental  Association be equipped with valid evidence in decision making procedures corresponding to social justice, heighten our dentists pride by respecting the law and fulfill our duty as national oral health caretakers. The Korean Dental Association claims the goal as ‘Your Dentist, World Best, World Best Dentist with the people?and the association should establish related policies and should be able to execute them. Also the association should be able to manage and execute the duties presented in the association regulations, thus, the importance of duty division according to profession must be emphasized.


Key words : social justice, respecting the law, national health caretaker, world best dentist

 

 

서   론 

2009년이 지나고 2010년 새해가 되었다. 새해의 의미는 성취했든, 또는 실패했든 지난해에 있었던 일들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라는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뜻에서인지 우리는 신년이 되면 새로운 꿈을 꾸며, 이를 이루기 위하여 개인적으로는 다시 한 번 마음을 굳게 다지는 한편 조직의 힘이 필요한 단체에서는 和合을 말한다. 우리들은 어진(仁) 마음으로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사람(人)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변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화합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 알지만 쉽지 않고, 변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더욱 어렵다. 치과계도 2009년 현 회장단이 이루어 놓은 것도 많은 반면 매듭을 지어야할 것도 많다. 이룬 것에 대하여서는 다음 기회로 미루고 이번에는 필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면서 열심히 했지만 완성되지 않은 일들에 대하여 필자 나름대로의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사실 이제는 우리의 입장이 열심히 해서만 되는 순수한 시대에 살고 있지 않다. 잘되게 하여야 한다.
사실 원고 청탁을 받고 논란이 많은 일에 대하여 꼭 써야 하는지 오랫동안 고민했다. 시론을 써달라는 형식도 생소했을 뿐만 아니라 새해를 덕담으로 시작하여야 하는데 필자의 생각을 솔직히 말하려면 누군가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일도 생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그대로 말하면 되는 인사말 등은 얼마든지 하겠는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를 하는 경우는 끙끙 앓는다. 쉽지 않다. 입에 바른 기도를 하기도 싫고, 그런 기도로서는 축복이 얻어질 것 같지도 않아서이다. 단지 이불 속에서 소심하게 내 마음을 빌 뿐이다. 지금부터의 의견은 필자의 개인 의견이다. 모두가 공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본  론

우리나라 치과계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는 곳은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이다. 이 치협을 이끌어가는 주체는 회장을 비롯하여 8명의 부회장으로 구성된 회장단과 19명의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이다. 이사회에서는 치협의 정관에 명시되어있는 사업과 대의원 총회에서 결의된 사항을 어떻게 집행할 것인가를 의논하고 실행해 나간다. 여기에 치협 산하에 18개 지부가 의사 결정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한치의학회(이하 치의학회)의 회장으로 당선되어 치협의 학술담당 부회장으로 일을 맡았을 때 정관은 헌법과 같은 것이며, 대의원 총회에서 결의된 사안은 절대적인 것으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이야기 들었다. 하지만 필자에게 이 이야기의 신빙성은 금방 깨졌다. 대의원 총회의 의사 결정은 사회의 일상적인 규범 또는 상식과 상관없이 대의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꿔질 수 있었고, 그 과정도 국회에서 보았던 멱살잡이 만 없었을 뿐 선배에게, 그리고 자신을 가르쳤던 대학의 교수들에게 막말을 해되는 막장 일보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같은 과정을 잘 알고 있는 대의원들과 지부장들이었기에 대의원 총회에서 결정된 사항의 정당성이나 타당성 또는 필요성 그리고 준법성까지도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하여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지켜도 되고, 안 지켜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그 예로 처음 배출된 치과의사전문의(이하 전문의)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더욱이 현 상황에서는 실행이 어려울 것이란 고문 변호사의 참고 발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전문의시험에서 합격률 8%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강악안면외과 만을 단독으로 시행하는 案을 결정하였으며, 3년 만에 한 번씩 하는 치협 학술대회가 개최될 때에는 동일 기간에 지부는 학술대회를 하지 않는다는 대의원 총회 결정을 무시하고 자신들 만의 논리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지부가 있다. 문제는 이 같이 대의원 총회의 자기중심적 결정도 문제이고, 결의 사항을 어겨도 아무런 제재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치협과 서울지부를 제외한 17개 타 지부의 무력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문제인 것은 치협의 현 집행부가 출발한 초기부터 자율권을 갖기 위하여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내부의 일 하나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는 치협에게 정부는 자율권을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는 과연 치협이 자율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무엇을 기준으로 징계할 것인가? 치과계에서 서울지부는 무엇을 위하여 존재하는지 잘 알아야한다. 한마디로 스스로 치과계를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자율권을 징계권으로 많이 생각하는데, 자율권이란 기본적으로 해당 단체가 해야 하는 모든 업무를 스스로 할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한다. 자율권은 정치력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치협과 18개 지부가 모두 모범을 보일 때 얻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율권이 왜곡되게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어야한다. 자율권으로 치과계가 하나 되는 것이 아니고, 치과계가 하나가 되어야 자율권을 얻을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치과계가 사회에서 인정받고 스스로 자존심을 지켜가기 위하여 생각해봐야할 현안이 몇 가지 있다. 지금 각 지부에서 개최하고 있는 학술대회와 전문의 제도, 그리고 치협의 역할에 대한 것이다.

 

1. 학술대회

 

현 상황과 문제점:


치과계에 학술 관련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기관은 치과대학, 의과대학내 치과병원(또는 임상대학원), 치의학회 산하 25개 분과학회, 18개 지부 등이 있고, 각 연구회가 개최하고 있는 학술대회 또는 연수회가 수 없이 많이 있으며, 요즘은 업체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소개하기 위하여 개최하는 대규모 학술대회가 있다. 불경기가 심각했던 지난해에도 인기가 좋아 성공적으로 시행되었다고 한다. 개원의들이 현재 직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필요한 내용을 강의하고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등록이 무료이고, 외제차 등의 경품이 회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품 때문에 참석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것은 논의에서 제외한다. 원하는 회원들이 공부하면 된다. 분과학회에서 개최하는 학술대회도 논의에서 제외한다. 분과학회의 학술대회는 학회의 설립 목적이고, 학회로서의 최소한의 자격요건이다. 전문적인 내용으로 학회 회원이나 좀 더 공부하고 싶은 치과의사들이 참석하면 된다. 요즘 개원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주제를 찾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치과대학이나 의과대학내 치과병원에서 개최하는 연수회는 영업적인 목적보다는 평생교육의 의미가 많으므로 졸업한 치과의사에게 대학의 입장에서 연계 교육을 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으로 권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 연구회에서 하는 연수회나 학술대회가 있다. 셀 수 없이 많다. 아마도 여러 연수회 중에 외국대학의 이름을 붙인 연수회도 계속 나올 것 같다. 생각해보면 이런 상태에서 전문의제도가 어떻게 생길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외국에 한 번 갔다 오면 모두가 전문가가 되고 도사들이 된다. 그리고 가만히 못 있고 연구회를 만들어 가르쳐주고 싶어 한다. 필자는 가끔 생각한다. 치의학이라는 학문의 깊이가 얕은가? 손재주가 있어서 기공만 잘 할 줄 알면 다 되나? 그렇지 않으면 치과의사들이 너무 똑똑한가? 주말마다 연수회에 수천 명의 만나는 회원들이 있는 것을 보면 마지막 질문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답답한 마음에 2008년 1년 동안 치의신보에 광고하였던 연수회들을 모두 조사하고 분석하여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여러 가지로 찾아보았는데 결국 방법을 찾지 못했다. 회원 여러분들이 우수 강좌를 골라서 공부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치의학회에서는 우수한 강좌를 회원들에게 알려줄 수 있도록 각종 강좌의 옴부즈맨제도를 시행하려고 한다. 쉽지는 않다. 연구 중이다.
지부 학술대회에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18개 지부에서 14~15개의 학술대회 및 기자재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당연히 각 지부에서 학술대회를 할 수 있다. 지역이 다르고, 수많은 학술대회 중의 하나이고, 소속된 회원들이 1년에 한번 만나서 친목을 다지는데 구태여 막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 문제가 생겼다. 기자재업체와의 관계다. 학술대회로서의 목적이 전도된 것이다.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을 보았다. 학술대회는 학술대회로 끝내고, 기자재전시회는 그 나름으로 독자적으로 해나가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내용을 말하지 않아도 대부분 잘 알고 있어서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치과계의 부끄러운 단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  책: 

치과대학, 의과대학 내 치과병원(임상대학원), 분과학회의 학술대회 및 보수교육을 권장한다. 특히 25개 분과학회 중 규모가 작은 분과학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것은 치협의 가장 보람 있는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최근 학술활동이 미흡한 분과학회의 심사를 강화하여 인증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나, 오히려 지금은 어려운 학회를 지원해야할 시기라는 것을 명확히 밝힌다.
각종 연수회의 경우 옴부즈맨제도를 통해 회원들에게 우수한 연수회를 추천하려고 한다. 옴부즈맨(ombudsman)으로 일할 회원을 뽑아서 각 연수회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한다. 필요하면 소정의 비용을 지출할 수도 있다. 연수회 횟수가 워낙 많아서 쉽지 않은데 강의가 끝나면 의무적으로 표준화된 평가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좋은 방안을 마련하도록 의견을 모아보겠다.
위에서 짧게 설명했듯이 특히 지난해 18개 지부 학술대회 개최의 어려움이 표면화 되었다. 이렇게 정리했으면 좋겠다. 치협은 3년에 1회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전국을 4개의 지역으로 나누어, 1년에 4회의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4개의 지역은 서울지부, 인천지부, 경기지부와 강원지부를 포함한 중부권, 대전지부, 충남지부와 충북지부를 포함한 충청권, 대구지부, 부산지부, 울산지부, 경남지부, 경북지부와 제주지부를 포함한 영남권, 광주지부, 전남지부와 전북지부를 포함한 호남권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군진지부는 회원들이 전국에 분포되어있으므로 원하는 지역에 참석하면 될 것 같다. 공직지부는 별개로 한다. 지역별 구성방법에 대해서는 앞으로 추가로 논의가 필요할 수 있다. 이 방법에 총론에는 모두 동의하나 각론에서 이견이 있다. 하지만 기자재업체와의 관계를 볼 때 곧 의견이 모아질 것으로 본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의 경우 일본치과의사협회가 4년에 1회 학술대회를 개최하는데 일본치과의학회(우리의 경우 치의학회)가 학술대회를 주관하고, 일본치과의사협회가 기자재전시를 담당한다. 2008년에 개최되었다. 일본은 전국적으로는 4개 권역으로 나뉘어 순회하며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마찬가지로 학술적인 면은 일본치과의학회가 지원하며, 기자재전시는 지역에서 맡아서 하지만 중앙에서도 지원을 한다. 우리도 이 방법을 참고로 한다면 바람직할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기자재협회와의 관계가 미묘하다. 2010년 치협 학술대회 관계로 각 지부 학술이사들과 두 차례 회의를 가졌는데 서울지부에 대한 불만이 생각 이상으로 심각했다. 그리고 치협의 지부에서 학술대회 개최 시 기자재협회 지부와의 관계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었다. 지금이 모두가 힘든 시기 아닌가? 어려울 때 개혁적인 변신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치과의사이다. 치과의사로서의 자세를 확립하고 자긍심을 지켜야할 것이다. 하나를 얻고 근본을 잃어버리는 愚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2. 치과의사전문의

 

현 상황과 문제점: 

우리의 치과의사전문의 문제가 이렇게 치과계를 들었다 놨다하면서 혼란에 빠트리는 이유는 마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 태어날 때부터 사람의 성품은 착하다는 性善說과 반대로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는 性惡說이 함께 있어서 대립 되었던 것처럼 학문의 발전과 양질의 환자 진료를 위하여 전문의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전문의가 한 명이라도 내 옆에 오면 나는 망한다는 성선설과 성악설보다 더 극단적인 생각이 서로 맞부딪쳤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한다. 영국의 철학자 로크(Locke)는 사람의 마음은 아무 것도 씌어져 있지 않은 흰 종이와 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우리도 전문의 시행 시 일단은 모두의 욕심을 내려놓고 치의학 교육의 단계적 발전과 국민 구강보건 향상이라는 기본적인 목표를 가지고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지금 일반사람들은 누구도 성선설과 성악설을 가지고 심각하게 논란을 벌리지는 않는다. 
치과계는 세계의 어디서도 시행하지 않는 10개 전문과로 전문의제도를 시작해 놓고, 배출된 전문의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검증도 받기도 전에 구강악안면외과 단독 시행 안을 치협의 최고의 의결체인 대의원 총회에서 통과시켰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처음부터 구강악안면외과 단독으로 시작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 같은데, 지금 단독 시행하는 것은 치협 고문 변호사의 설명도 있었지만 어려운 결정이었다. 다만 지금이라도 구강악안면외과를 제외한 9개 전문과의 해당 분과학회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치과대학과 치의학전문대학원 그리고 관련 수련병원 그리고 그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전공의들과 학생들이 함께 동의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의원 총회가 구강악안면외과 단독 시행으로 결의하였기에 그렇게 해야 한다면 해야 하겠지만 치의학회 회장으로써 필자는 대의원 총회의 결의를 빙자하기는 그 타당성을 잃었다고 본다. 당장에 지켜지지 않는 것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하여 제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치협의 부회장으로 대의원 총회에서 의사결정의 발언권은 없지만 대의원들의 그 이기적임과 함께 그 무력함을 함께 탓하고 쉽다. 무력한 사람일수록 감정이 앞서는 것을 많이 보아왔는데 바로 그 모습 그대로 인 것 같다.
이번에도 “복지부가 치과계 핫바지 만들다니…” 라는 기사의 제목처럼 치협이 보건복지가족부에 제대로 당했다. 왜 당했나? 필자가 생각하기에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것은 의료계내의 타 단체와 비교하여 전혀 갖춰지지 않은 전문의제도 시행을 위한 체제의 부적합성과 의견 수렴과정의 미흡과 함께 바로 우리 치과계의 현 위치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이번 일은 집행부가 아전인수식으로 생각하여 일하면 안 된다는 것을 교훈으로 남겼다. 이 말은 동의하지 않은 사람이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이 방법이 최선책이라고 하고 밀고나가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전공의 수련치과병원의 평가나 전문의 시험도 전공의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하여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전공의 수 감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필자가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될 자료를 보고 바로 자료의 문제점을 지적하였으나 아무런 추가적인 검토나 수정 없이 그대로 제출되었다. 전공의 숫자를 줄여야겠다는 것 외에는 다른 의미는 찾을 수 없었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표면적으로 볼 때 민원에 따라 전공의 숫자를 편중하여 늘렸을 뿐 세부적인 검토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치과계의 많은 사람들이 보건복지부가 치협과 미리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불만을 말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일은 치협과 보건복지가족부 합작으로 개원의에게, 대학에, 수련병원에, 학생들과 전공의들에게 그리고 분과학회에도 모두에게 불만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허점을 보인 결과가 되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했어도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일을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  책: 

“의료법 개정 추진 우선 대 총회 결의 준수 촉구”라는 제목으로 치과계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모습도 보이지만, 치협은 구강악안면외과 단일 시행 안에 대하여 법제담당 부회장을 포함하여 두 부회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지부장들은 협회장이 위원장을 맡아 더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선거로 당선된 협회장은 협회장으로서 각 사안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고, 공약 사항 중에서 꼭 이루고 싶은 사업이 있는 것이다. 설령 업무 추진 방향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힘을 보태줄 수는 있어도 그것을 막아서는 안 된다. 과하게 되면 남들이 보기에 흠짓내기로 비춰질 수 있다. 치협에는 각 이사와 여러 업무에 관한 상임위원회를 포함하여 이사회 결의에 따라 특별위원회까지 가동하고 있다. 업무를 적절한 방법으로 나누어 실행하고 있다. 치협 회장, 즉 우리의 수장을 특별위원회의 선봉에 내세우는 일은 곤란하다. 수장은 만일을 위한 마지막 보루이다. 아무리 작은 단체라도 수장은 보호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도 일을 나누어해야 한다. 업무를 분업화, 전문화해야 한다. 따라서 치과의사전문의제도관련 운영 체제도 바꿔야한다. 전문의 업무의 대부분을 맡고 있는 치협의 수련고시이사(치의학회 수련고시이사 겸임)가 치의학회 회장이자 치협의 학술담당 부회장인 필자가 추천한 주무이사이고, 실무를 논의 실행하고 있는 수련고시위원회 위원들이 치의학회 소속 10개 전문과목의 해당 분과학회에서 협조한 수련고시이사들로 구성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치의학회 회장이 관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의학계와도 완전 다른 점이다. 치과의사전문의제도는 치과계의 핵심 사업으로서 치과계 모두의 힘을 합쳐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방안을 제시한다. 
1)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치과의사전문의제도의 전반적인 업무를 실시한다.
2) 대한치과병원협회와 치과의사전문의를 시행하는 대한치의학회 산하 10개 전문분과학회가 치과의사전공의의 정원 책정 업무를 실시한다.
3) 대한치과병원협회는 각 수련치과병원(수련기관)과 논의하여 수련치과병원(수련기관)별, 진료과별 정원을 책정한다.
4) 수련치과병원(수련기관)의 실태조사는 대한치과의사협회의 관리 하에 대한치의학회(10개 전문분과학회)와 대한치과병원협회가 협조 하에 공동으로 실시한다. 
5) 전공의의 교육은 대한치과병원협회와 대한치의학회가 협조하여 공동으로 실시한다.
6) 치과의사전문의시험은 대한치과의사협회와 대한치의학회 산하 10개 전문분과학회가 협조하여 시행한다.
사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치과의사전문의와 관련된 업무의 모든 것이 치과의사전공의 정원 책정에 집중되어있는데 각 분과학회에서도 학회장들이 모여 논의할 때 전공의 숫자의 조절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줄일 수 있다고도 한다. 다만 운영 주체가 누구냐 하는 것이다. 타율이 아니고 자율로 이뤄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결 론

사회에서 치과계가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어마나 될까? 사회에는 각 계 각 층의 직업군이 있고, 사람들이 있다. 그 중의 일부분 의료계가 있고, 또 그 중의 일부분에 치과계가 있다. 의료계를 산술적으로 알아본 바에 의하면 대략 간호조무사가 43만 명, 간호사가 26만 명, 의사가 10만 명, 치과위생사가 4만 명, 치과의사가 2만 명 정도 된다. 여기서 우리가 업무의 질을 논할 수는 없다. 각자의 업무로 이바지 하는 부분이 다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면 치과계가 절대 크지 않다. 힘을 다 합해도 수에서 당할 수 없고,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도 알아야한다. 얼마 전에 우리는 이미 어떤 이유에서든 집안이 완전히 뒤집혀질 정도로 참담하게 당했다. 물론 이 작은 나라에서도 김O아가 나오고, 박O환이 나와서 세계를 제패하기도 하였는데 이것은 타고난 재질과 남보다 앞선 깨달음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뒷받침이 컸고, 선수 옆에 헌신적인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아무리 해봐야 어려울 것이라는 사회의 무관심속에 도와주지는 못했어도 뒷다리 잡는 사람은 없었기에 가능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위에 열거한 성공의 요건 중에 우리 치과계가 가진 것이 있나? 없어 보인다. 우리는 이런 의미에서라도 몇 배 더 노력해야 하고, 치과계가 하나로 힘을 모아야한다. 
항아리 속의 게 두 마리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어리석다고 생각하지만 항아리의 벽을 타고 오르는 앞선 게의 뒷다리를 물어 떨어트리는 일을 반복하여 결국 둘 다 죽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처럼 본능에 충실한 사람들을 우리 주위에서 많이 보고 있다. 
치과의사전문의의 정원책정과 관련한 이번 보건복지부의 결정에 대하여 일간지 어디에서도 기사를 본 적이 없다. 사회에서는 별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한편 치과전문지의 기사를 보면 “정부 각성 촉구” “치과계 분노 폭발” “치과계 전체를 무시한 처사다” 등과 같이 분석이나 대책보다는 대부분 감정적인 표현뿐이었다. 물론 적은 부분이었지만 “치과계의 내부적인 반성 뒤따라야” 라고 하는 스스로 반성하는 제목도 있긴 있었다. 필자도 함께 공분하고 동의하면 필자 마음도 편하겠지만 필자가 필자 혼자 살 수 없는 것처럼 치과계도 치과계 혼자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을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를 징계 하겠다고 하기 전에 치과계 지도부가 먼저 준법정신을 가져야 한다. 
이익단체라는 인상을 털어버리고 진실로 국민구강보건 향상을 위한 지킴이로서 [Your Dentist, World Best, 즉 국민과 함께 하는 세계 일류 치과의사]라는 목표에 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정책단체가 되어야 하고,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정관에 나와 있는 업무를 충실히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단체가 되어야 한다. 
“최선이란 상대방이 그것을 인정해 주었을 때 비로소 성립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물론 결과만이 아니라 프로세스까지를 포함하는 이야기다” (Manz와 Neck의 “바보들은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중에서).

(지금까지 많은 글을 써 왔지만 이번처럼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끄집어내기가 힘든 적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2009년이 지나고 2010년 오전 12시 47분입니다. “온고지신”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신년을 보다 뜻 깊게, 보람 있게 보내기위하여 우리가 한번은 겪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고치지 못하고 반복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서울市가 명품市가 된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명품국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작은 한 부분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이 없으면 서울市도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이렇게 대접할 손님이 있고 저렇게 대접할 손님이 따로 있다” 는 것입니다. 우리 치과계가 하나로 굳게 뭉쳐 이 사회에서 잘 대접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신년에는 우리 후배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스스로 치과의사라는 것을 더욱 자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참 고 문 헌 =

 

 

1. 건치, 2009, 12, 11.
2. 치의신보, 1797호, 2009, 12, 14.
3. 치의신보, 1798호, 2009, 12, 21.
4. 치과신문, 379호, 2009, 12, 21.
5. Manz CC, Neck CP:Mastering Self Leadership, 한·언출판, 2001.(이은숙 옮김:바보들은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6. 안병욱 외 해설: 명심보감, 현암사,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