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용 심미수복재의 심미적 특성
투고일:2012. 12. 11 심사일:2012. 12. 15 게재확정일:2012. 12. 18
치과용 심미수복재의 심미적 특성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치과생체재료과학교실
안 진 수
ABSTRACT
Esthetics of Dental Materials
Department of Dental Biomaterials Science, School of Dentistry, Seoul National University
Jin-Soo Ahn, DDS, PhD,
Esthetic aspect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factors in clinical dentistry. Esthetics of dental restorative materials consist of translucency, surface texture, and most importantly 'colour'. Main characteristics of optical properties and its clinical representation and general outlook as to the current information on colour and its representation has been considered in this study. Characteristics of esthetic materials are concerned with the field of science and dental professionals should take into consideration the importance, characteristics, and applications to actual clinical settings of esthetic restorative materials. Relevant information regarding natural teeth and esthetic restorative materials and training will lead to the heightened ability of dental professionals.
Key words : Esthetics, Color, Translucency, Optical property, Dental materials
Ⅰ. 서론
치과재료의 심미적 특성은 여러 가지 측면을 가진다. 형태적 측면을 제외한 재료 자체의 심미성을 본다면 간단하게는 ‘색상’이 있겠으며 재료의 반투명도, 표면의 질감 등의 요소가 심미성에 영향을 주는 재료의 특성이라 볼 수 있다.
위에서 열거한 색상, 반투명도, 질감 등은 ‘광학적 특성’이라는 범주에 속하는 성질이며 본 글에서는 임상에서 알아야할 치과재료의 광학적 특성과 그의 활용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Ⅱ. 연구방법
광학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 여러 가지 특성을 측정하고 정량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일반적인 색상에 대한 측정과 표현에 관한 국제조명위원회(Comission Internationale de l`Eclairage; CIE)의 기준에 대하여 문헌을 통해 고찰하고 그로부터 발전되어나온 반투명도의 측정과 치과적 고려사항, 그리고 질감이 색상에 미치는 영향 등의 고려사항을 알아보고자 한다1). 최종적으로 이러한 광학적 특성이 실제 임상에 어떻게 응용되며 치과의사들이 어떤 점을 고려해야할 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Ⅲ. 연구성적
1. 색상의 기본
1) 색의 인지
색이란 사람의 시각으로 빛을 인지하는 것으로써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빛의 파장영역을 ‘가시광선(visible light)’이라 부른다. 가시광선 영역에 있는 파장대의 빛을 우리는 장파장에서 단파장에 이르기까지 흔히 ‘빨주노초파남보’로 인식을 하게 된다(그림 1). 이러한 여러 파장의 빛의 혼합된 상태를 우리 눈의 네 가지(간상체와 세 가지 추상체) 감각세포를 통해 최종적으로 뇌에서 색상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그림 1. 가시광선의 파장영역으로 백색 태양광을 프리즘으로 분광하면 쉽게 볼 수 있다
나아가서 사물이 색상을 가진다는 것은 입사되는 빛의 특정 파장을 흡수, 반사시키고 관찰자는 반사되는 빛만 관찰하게 됨으로써 색상을 인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물체의 변하지 않는 ‘색상’이란 없으며, 조명에 의해 혹은 반사조건에 의해 색은 달라짐을 의미한다.
2) 색의 측정
앞서 언급했듯이 물체 고유의 파장별 반사특성은 있어도 고유의 ‘색상’이란 없기 때문에 색상의 측정은 파장별 반사율을 측정하거나 특정 조명에서의 색상을 측정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된다. 치의학 연구에 자주 이용되는 분광측색기(Spectrophotometer)가 전자에 해당되는, 들어오는 빛을 프리즘으로 분광시켜 파장별 강도를 측정하는 기기이며 치과진료실에서 흔히 사용되는 임상용 측색기는 기본적으로 장착된 조명에 의해 치아가 반사하는 빛을 분석하여 색상을 나타내주는 후자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2)(그림 2).
그림 2. 연구용 분광측색기(맨 좌측)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임상용 측색기들
3) 색의 표현
과학적으로 색을 나타내기 위해 국제조명위원회(CIE)는 널리 알려진 먼셀 색공간의 3차원 공간에 좌표로 나타낼 수 있는 CIELab 표색계를 제시하였다. 이는 X축은 양에서 음으로 적색-초록색, Y축은 양에서 음으로 황색-청색, Z축은 0에서 100까지 흑-백으로 표현한 것으로써 각각 a, b, L에 대응이 된다. 실제로 사람은 색상을 명도(Lightness), 채도(Chroma), 색상(Hue)의 세 요소로 인지하기 때문에 CIELCh 표색계로 표현되기도 한다(그림 3).
그림 3. 먼셀 색공간(좌측)과 CIELab 및 LCh를 설명하는 모식도
2. 다른 광학적 특성
1) 반투명도
반투명도는 빛이 물체를 얼마나 투과할 수 있느냐를 나타내는 것으로써 사람의 치아를 비롯한 연조직 등의 생체 뿐 아니라 복합레진, 치과용 세라믹 등 다양한 치과용 심미재료가 반투명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특성이며 또한 복잡하다. 반투명도는 직접 빛의 투과도(light transmittance)를 이용하여 측정할 수도 있으나 손쉽게 백색과 흑색의 배경에서 보이는 물체 색상의 차이, 혹은 반사도의 비율을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3, 4)(그림 4).
그림 4. 반투명도의 직접측정(위)과 간접측정(아래)
2) 표면의 질감
엄밀히 말하자면 질감은 광학적 특성은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색상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산부식을 한 치아가 하얗게 백묵양(chalky white)으로 보이는 것은 표면이 미세하게 거칠어지면서 빛의 산란이 커짐으로 인하여 생기는 광학적 현상이다. 연마가 잘 된 수복물은 흔히 광택이 난다고 하는데, 이는 표면이 매끄러움으로 인해 비추는 조명이 곧바로 반사되어 보이는 ‘정반사(specular reflection)’ 요소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그림 5). 사람의 치아 역시 활택하므로 수복재료의 연마는 심미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림 5. 입사각과 반사각이 동일한 정반사와 그 외의 난반사. 난반사는 물체의 색상을 의미한다.
3) 형광특성
형광이란 빛이 물체에서 반사되어 나올 때 파장이 길어지는 현상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형광현상은 형광펜의 사용이 있다. 이는 가시광선의 단파장에 해당하는 보라색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이 파장이 긴 가시광선으로 바뀌어 나옴으로써 밝아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태양광이나 여러 가지 조명에는 자외선이 포함되어있으며 사람의 자연치아가 형광특성을 보이므로 모든 심미수복재료에는 형광물질이 적절히 함유되어 있다5).
3. 임상에서 광학적 특성의 재현
1) 색조의 채득
치과에서 치아 혹은 수복물의 색조를 채득하는 과정은 대부분 육안으로 이루어지는데 일부 치과의사들은 임상용 측색기를 활용하고 있으며 점차 증가추세에 있다. 사람의 눈은 상대적이어서 시간에 따라, 장소에 따른 조명조건에 따라 색상을 다르게 인지하므로 육안으로 색조를 고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색상이 비교적 정확하게 재현이 되어있는 색조가이드와 비교를 하여 일치하거나 상대적인 색조를 채득하게 되는 것이다.
2) 색조가이드
현재 국내 대부분의 치과에서는 색조가이드를 이용하여 육안으로 색조를 채득한다. 특히 Vita사의 Classical shade guide가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Vita classical 색조가이드는 50년이 넘게 사용되어온 색조가이드로써 A, B, C, D의 네 가지 기본 색조를 바탕으로 각각 3~5개의 다른 채도와 명도를 가지는 16개의 표본으로 구성되어있다6, 7)(그림 6). 현재 시판되는 많은 심미수복재료의 색조 역시 이 Vita classical 색조에 기반하여 표시가 되고 있다. 1998년 색상학적으로 개선된 Vita 3D-Master가 출시되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널리 사용이 되고 있지 못하다(그림 6).
그림 6. Vita classica(좌) 및 3D-Master(우) 색조가이드
Vita classical 색조가이드의 문제는 Park 등의 연구에서 보다시피 A, B, C, D 색조간의 차이가 불명확하며 뒤에 붙는 숫자의 증가가 명도의 감소 및 채도의 증가의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반영함으로 인해 정확한 색조채득을 방해하고 심지어는 숫자의 증가에 따라 명도가 증가하는 경우도 생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림 7과 같이 B2는 B1보다 채도는 높은데 명도는 도리어 낮다거나, C1보다 A3가 더 밝다거나 하는 등 알파벳과 그 뒤의 숫자가 가지는 의미와 색상요소간의 대응이 불규칙하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8).
그림 7. Vita Classical(좌) 및 Vita 3D-Master(우) 색조가이드의 명도(L)와 채도(C) 그래프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여 1998년 출시된 색조가이드가 Vita 3D-Master로써 실제 사람이 색상을 인지하는 명도(Lightness), 채도(Chroma), 색상(Hue)의 세 요소를 순서대로 선택하게끔 설계된 색조가이드이다. 그림 7에서 보다시피 맨 앞의 숫자가 명도를 나타내며 실제로 같은 숫자는 비슷한 명도를 나타낸다. 맨 뒤의 숫자는 채도를 나타내는데 그림에서 숫자대로 채도가 등간격으로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운데 알파벳은 색상이 황색계열인지, 적색계열인지를 나타낸다9). 이 색조가이드는 색상과학적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관련 치과재료와의 호환성문제, 새로운 시스템의 적응문제 등으로 인해 널리 사용이 되지 못하고 있다.
3) 색조정보의 전달과 재현
색조가이드 혹은 임상용 측색기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현재 상황은 대부분 Vita classical 색조가이드를 기준으로 수복재료를 선택하고 기공실에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최근에는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으로 인해 치과의사와 기공사간에 기공의뢰서 외에 양질의 정보 전달도구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단, 임상용 측색기가 비교적 정확한 색상을 채득하여 나타내주는 데 비해 디지털카메라는 육안과 마찬가지로 절대적 색상측정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Ⅳ. 총괄 및 고안
색조가이드는 기본적으로 색상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고 반투명도, 표면질감 등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못한다. 게다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Vita classical 색조가이드의 경우, 색상에서조차 앞서 언급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임상에서 치과의사는 아래와 같은 요소를 고려하여 수복물의 색조선택을 해야할 것이다.
1. 색상과학에 의거한 색조분석
치과의사에게 있어 색상에 대한 이해는 임상상황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거기에 걸맞는 교육은 학부 및 학부 졸업 후에도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심미수복재료를 다루고 심미치료를 행하는 치과의사는 색상과학의 기본 내용에 대하여 필히 알아야 하며 색상전문가로써 진료행위에 임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각인지 및 분석의 근간이 되는 세 요소 즉, 명도, 채도, 색상을 잘 구분하여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 여러 광학적 요소의 고려
자연치아를 재현한 심미수복재료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색상 뿐 아니라 반투명도, 표면 질감, 형광특성 등 다양한 광학적 요소를 고려해야한다. 사람의 법랑질은 상아질보다 반투명도가 높아서 흔히 밝은 색상을 가질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색상 측면으로만 보면 법랑질은 상아질보다 어둡다. 그래서 상아질이 배경으로 받쳐주지 않는 경우 법랑질은 어둡게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어두운 구강 내가 배경이 될 때는 이 현상이 두드러진다10). 또한 치아나 치과재료의 색조를 관찰할 때에는 표면 거칠기나 조명에 의한 색상의 변화인지에 대해 항상 염두해야 한다.
3. 진료실 환경의 조성
색상과 관련된 진료실의 환경은 ‘조명’과 ‘주변 색상’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리 눈에 비슷하게 보이는 조명도 실제로는 파장특성이 매우 다를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동일한 색상으로 보이는 물체가 다른 조명에서 색상이 달라져 보이는 현상인 조건등색(metamerism)으로 인해 진료실에서 색이 잘 맞던 수복물이 밖에서는 안 맞아 보이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처음 진료실 조명을 설치할 때에 조명의 선택에 신경을 써야하는 이유이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치과용 유니트체어에 사용되는 부분조명이 매우 노란 빛을 띄는 할로겐 등이므로 색조선택 시 치과용 조명을 배제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사람의 눈은 매우 주관적이며 환경의 영향을 잘 받는다. 치과진료실에는 너무 화려한 색상의 인테리어를 피하는 것이 좋으며, 치아의 색이 적-황 계열을 가지기 때문에 대조효과를 위해 보색인 청색이나 녹색계열의 인테리어를 고려하거나 환자용 앞치마의 색상을 그러한 색 계열로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4. 치과의사의 심미적 능력 훈련
심미치과치료를 위한 색상의 관찰은 예술가적 소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색상은 광학에 속하는 ‘과학’의 영역으로,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반복된 훈련을 통해 전문가적 자질을 키울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자연치아 및 심미수복재료의 광학적 특성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임상을 통해 지속적 훈련을 함으로써 치과의사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Vita classical 색조가이드로 인해 오해하기 쉬운 ‘명도’와 ‘채도’를 분리하여 분석하는 능력에 대한 훈련이 가장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Ⅴ. 결론
사람의 자연치아를 모방한 치과용 심미수복재는 명도, 채도, 색상 3요소를 가지는 ‘색상’ 이외에도 법랑질에서 강조되는 반투명도, 표면의 거칠기를 뜻하는 표면 질감, 그 외에 형광특성 등의 다양한 광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색상과학적 지식을 습득하고 임상에 응용하며 훈련함으로써 환자의 심미적 요구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치과의사가 될 수 있다.
=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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