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학 역사 수업의 질적 연구 논문과 수필에 관한 연구
투고일:2016. 8. 31 심사일:2016. 9. 1 게재확정일:2016. 9. 2
치의학 역사 수업의 질적 연구 논문과
수필에 관한 연구
세브란스치과의원
이 주 연
ABSTRACT
The Study on the qualitative research paper and essay done in dental history class.
Severance Dental Clinic
Jue Yeon Lee
For three years, from 2014 to 2016, in dental history class , 263 3rd grade students, attending postgraduate dental school had reviewed current problems of the dentistry and dental care system by adopting historical thinking, in forms of essays, editorials, and papers,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know whether writing has educational benefits on students. Analysis of the writings and Student course evaluation showed that it is beneficial.
All of the students agreed on submitting a qualitative study project instead of taking midterms on 2016. The approval ratio has increased over the years, on 2014 being 82%, on 2015 being 98%, on 2016 being 100%. For that reason, it is not an assertion to deduce that the students have experienced benefits while developing their genuine thoughts on the current status or problems, exploring what their role is, and what they will face.
The chronological thinking had been used throughout the researches to identify what Dentistry and Dentist is. Dentistry have encompassed knowledges of natural sciences, humanities and other fields when needed to perfect itself. In doing so, Dentist achieved independence from doctor or other cooperatives. Research on Korean Dental care system has involved in historical thinking, including historical analysis, inquisition, and historical imagination, insight. etc.
If the in-depth evaluation consisting of history and writing is sustained, it would be very effective teaching method.
Key words : qualitative research, essay, historical thinking
Corresponding Author
Jue Yeon Lee
08316, Severance dental clinic, 2, Gurodong-ro 17-gil, Guro-gu, Seoul, Korea
Tel : +82-2-854-0028, C.P : +82-10-9148-0517, FAX : +82-2-854-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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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1. 연구 배경과 목적
치의학이 임상치의학에서 자연과학, 인문사회치의학의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치의학 연구방법론도 다양해졌다. 19세기에 정립되기 시작한 근대 치의학 연구방법론은 크게 두 가지 전제에 기초해 있다. 첫째는 가설연역적 연구방법이다. 윌리엄 휴얼(William Whewell, 1794- 1866)이 제시한 가설연역적 연구방법(1837)은 끌로드 베르나르(Claude Bernard)에 의해 ‘실험의학 연구방법론(1865)’으로 거듭났다. 자연현상을 관찰하여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하는 가설연역방법은 현대 치의학에서도 실증적인 지식탐구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둘째는 통계처리를 통한 양적 연구방법이다. 영국을 필두로 근대 산업 국가들은 의학과 보건위생학 분야에 통계학을 도입하여 전염병과 노동력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통계적 검증을 거친 연구결과들은 현재까지도 가장 신뢰도와 타당도가 높은 과학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연구 주제나 문제에 따라서 별도의 가설을 설정하거나 실험적인 조작을 할 수 없는 연구대상들도 존재한다. 주로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적 현상 속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욕망이나 가치, 정치 및 경제 정책, 기술문명의 질과 특성 등을 파악하는 연구가 그러하다. 역사적 실제 상황과 사건, 행동들은 통제되지 않으며 문제의 원인과 성질이 다차원적이어서 각각의 변수로 분리해내기 어렵다. 실제상황에 대해 사람마다 느끼는 현실인식과 의미해석도 다르다. 이렇게 통계적인 수치 이외의 방법으로 현상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다양한 방법론을 질적 연구방법이라 한다. 이러한 질적 연구들은 연구자가 연구 대상에 대해 궁금증이나 문제의식만 가지고 있어도 연구를 시작할 수 있다. 또한 그 결론을 다른 논문의 가설로 설정할 수도 있다. 즉 결론조차 현재진행형(ongoing)으로 진리를 향해 정진하는 것으로 본다1).
치의학 분야에서 이러한 질적 연구방법들은 주로 역사와 법, 보건 제도와 정책, 행정, 의료분쟁, 환자 심리와 의사소통, 교육학과 인지과학, 현상학, 임상연구 등에 주로 쓰인다. 질적 연구 방법들은 주로 사회현상을 구성하는 사실(fact)과 사례, 문헌 등을 관찰, 조사·탐구하여 자세히 기술하고, 그에 대한 연구자의 해석이나 발견, 분석과 통찰을 통해 그 현상과 경험의 본질을 이해하고 밝히는 것이다. 양적 연구가 연구 도구로 통계방법에 의존한다면 질적 연구는 연구자의 주관적인 가치와 사유능력에 의존하고 있다. 치의학의 여러 학문분과에서 질적 연구들은 영역고유인지 이론(domain-specific cognition theory) 등을 통해 양적 연구에 대한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여 왔다. 구강보건역학이나 제도부분에서는 다지역 다방법연구(multisite multimethod study)가, 근거중심의 임상치의학에서는 메타분석(meta-analysis)이, 의료분쟁 및 의사소통에서는 문헌증례와 현상학이, 교육학에서는 현장사례 분석이, 역사학에서는 체험 인물들과의 인터뷰가 활용되고 있다.
치과의사학(齒科醫史學)교육 목표 중 하나는 우리나라 치의학 및 치과의료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역사적 사고를 바탕으로 해결할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현실 세계의 일들을 역사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해결해나갈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 역사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역사적 사고에는 연대기적 사고, 역사이해, 역사해석과 분석, 역사탐구력, 역사적 쟁점분석과 판단력 등이 있다. 이러한 사고들의 기저에는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과 더불어 역사적 상상력과 감정이입과 같은 창의적인 요소와 이를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역사교육표준 위원회에서는 학생들이 자신 주변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역사적인 차원에서 인지하고 그에 관한 논문, 사설, 수필을 써보는 것이 역사교육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2).
본 연구의 목적은 치의학의 역사 수업 중간고사 대체 평가과제로 질적 연구논문이나 수필형식의 글쓰기를 진행했던 사례를 소개하고, 글쓰기 결과물과 과제수행에 관한 학생평가를 분석하여 그것이 학생들에게 어떠한 교육 효과를 끼쳤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본 연구 대상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질적 연구 논문과 수필 과제를 수행했던 ***치의학대학원 본과 3학년 263명이다. 질적 연구의 방향을 지시하는 대주제는 년도별로 조금씩 다르게 제시되었다. 2014년에는 ‘치의학은 무엇이고, 치과의사의 누구인가’. 2015년에는 ‘치과의료체계의 발전방향’, 2016년에는 ‘현대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한국치의학계의 나아갈 길’ 이었다. 2015년에는 수필을 쓰기 원하는 학생들에게 ‘나의 성장과 치의학의 발전’이라는 주제가 주어졌다.
지난 3년간 글쓰기 과제의 진행 과정은 다음과 같다. 담당교수는 수업 첫 시간에 질적 연구과제의 주제선정과 논문서술양식, 참고자료, 원고규정, 평가기준 등에 대해 소개하였다. 그 후 세 차례의 인터넷 피드백 과정을 거쳤다. 1차로 학생들이 각자 논문주제와 제목을 설정하고 연구방법과 참고자료의 개요를 담은 연구계획서를 제출한다. 담당교수는 초안이 논문으로 구성될 독창성과 논리적 타당성을 갖추고, 적절한 참고자료를 활용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대체하거나 수정할 방안을 제시하는 답문을 보낸다. 1차 과정을 밟은 학생들은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학습을 통해 이해하고, 심사숙고하여 의미 있게 구성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강구한다. 2차 원고가 제출되면 교수는 유사성 검색프로그램을 돌린다. 그 후 논문의 완성을 위해 수정하거나 첨가할 내용, 참고자료의 표기 등을 피드백 해 3차 완성본을 제출받았다. 교수의 과제평가와 학생들의 교과목 평가를 거쳐, 학생논문집으로 제작하여 배포하였다.
본고에서는 학생들의 질적 연구논문과 수필 형식의 글쓰기 과제수행이 치과의사학 역량개발에 어떠한 효과가 있었는지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자 한다.
첫째, 학생들의 질적 논문을 크게 치의학문과 치과의사의 정체성과 치과의료체계라는 두 영역으로 나누고, 연구 주제별로 세분화하여 각각 어떠한 역사적 사고 방법이 활용되었고, 3년간 내용상의 변화는 무엇인지 분석할 것이다.
둘째, 질적 연구에서 전제로 하는 연구자의 주관성에 해당하는 치의학과 치과의료 현실에 대한 학생들의 의식과 태도가 얼마나 다양하고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글쓰기 과제 수행에 대한 학생평가를 중심으로 역사적 글쓰기 교육의 효과와 개선할 점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2. 관련이론
1) 질적 연구의 종류와 방법
(1) 문헌조사는 연구문제에 관련된 기존 연구 논문, 공문서, 인터넷 자료 등을 조사하는 것이다. 면담이나 현장 관찰보다는 비교적 접근하기 쉽다. 기존 연구문헌 조사에서는 가장 최신의 것들을 포함하여 연구의 추세와 관련 지식을 알 수 있다. 용어, 개념, 방법과 결과까지 포함하여 비판적으로 접근하며, 인용 시 반드시 주석을 달고 연구자의 비평이나 해석을 덧붙이는 것이 좋다. 조사 중간 결과에 따라 자료 수집의 방향과 분석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해당 주제를 추적하는 역사적 조사, 역사적 쟁점 통합조사, 방법론적 조사, 이론적 조사, 연구주제를 보다 큰 지식 체계와 연결 짓는 맥락적 조사 등이 있다.
(2) 사례연구(case study)는 연구 문제를 조명하기 위해 하나의 사건, 사회적 단위, 인물 등을 선택해 구체적으로 자세히 기술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문제와 관련된 판례문, 인터뷰, 뉴스기사 등을 포함할 수 있다. 사례 자체는 상황의 복잡성과 시간의 경과에 따른 영향을 설명해준다. 사례에 따라 독특한 측면을 지닐 수 있다. 선택되지 않은 대안도 고려하여 잠재적인 적용성을 증가시키며 평가와 요약을 통해 결론을 내린다.
(3) 근거 이론(Grounded theory)는 1967년 사회학자 바니 글래이저(Barney G. Glaser)와 안젤름 스트라우스(Anselm L. Strauss)가 실증주의와 상호작용을 접목해 소개한 연구방법론이다. 연구자는 자료수집과 분석의 주요한 도구로서의 귀납적 자세를 취한다. 결론은 자료로부터 도출된 의미나 자료를 토대로 한 실재적(substantive)이론이 많다.
(4) 질적 비교법(qualitive comparative method)는 다수의 연구나, 복수장소(multisite)의 연구내용을 질적으로 비교하는 것이다. 그 중 역사 비교 연구(historical-comparative research)는 전체 사회의 긴 시간에 걸친 사회적 이슈나 문제들을 다룰 때 효과적인 방법이다. 역사 비교 연구는 치과의료체계 내의 다양한 사건과 현상을 살펴봄으로써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고, 이해를 넓힐 수 있다.
(5) 메타 민속지학적 연구(meta-ethnography)는 연구문제에 따라 기존연구 각각을 나열적으로 해석하면서 연관시키는 방법이다. 해석의 연관관계속에서 새로운 주장이나 종합적인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2) 관련 교육 이론
(1) 구성주의 교육 이론과 치의학의 역사 글쓰기
근대 산업사회의 교육 목표는 주로 객관적으로 실증된 지식이나 규칙, 방법을 습득하여 현실 통제력을 높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대 지식정보사회에서의 지식은 이미 존재하는 객관적 실체만이 아니다. 개인마다 경험하는 문제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적절하고 타당하게 구성해내는 다양한 생각과 행동의 집합체’이다3). 이러한 구성주의 교육 이론에 따르면 치의학의 역사 지식은 학생들이 치과의료체계의 현실적인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찾아 의미 있는 맥락으로 지식을 구성해내는 것이다. 치의학의 역사 질적 연구와 글쓰기 교육 목표는 치의학과 치과의료체계의 문제와 변화상황을 충분히 이해하여 자신의 논리와 가치, 감성과 주장을 심화시킨 글로 표현하는 절차적 지식(Knowing How)습득 과정을 밟는 것이다4). 학생들은 문제 상황을 둘러싼 다양한 관점과 요인들을 역사적 사고력으로 시뮬레이션해보는 과정을 통해 외부상황에 적응하고 민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내적 기능을 형성하게 된다.
(2) 치과의료체계의 변화를 반영하는 치의학 교육
Boelen E.는 앞으로 세계의 의학교육을 결정하는 주된 요소는 미래사회의 보건의료요구 수요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5). 그 중 치과 보건의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를 치과의료체계라고 한다. 치과의료체계에는 치과의료와 관련된 인력과 공공 및 사적 재원과 진료기자재와 같은 물적 요소들과 치과의사법과 정책·제도들이 있다. 이러한 치과의료체계는 시대와 국가, 지역에 따라 고유한 사회역사적 배경 하에서 독자적인 발전과정을 거쳐 왔다. 그 중 법은 당대 의료제도를 재구성하도록 강제하는 힘을 지닌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치과의사규칙(1913.11.15.)이 도입된 것은 일제강점기이다. 미군정기에도 조선의료령(1944.8.21.)의 근간이 유지되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일본의 새 의료법을 참고한 ‘국민의료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국민의료법(1951.9.25.)이 공포되었다6). 국민의료법은 의사면허와 전문과목표방에 대한 최종승인권을 국가가 갖도록 하였다. 대한의학협회는 미국처럼 ‘전문 과목 표방이나 전문의 자격조건’을 전문가단체의 자율적 통제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7). 공적의료는 극히 빈약한 상태에서 국가는 경제적 근대화를, 의사와 치과의사는 사적의료공급을 주도하였다. 하지만 의료보험제도가 시행(1977)되면서 국가 주도의 의료보장체계가 형성되었다. 의과대학 및 치과대학 수가 급격히 늘어났으며, 의료보험 이용률도 높아지고 의료시장도 거대해졌다. 전 국민 당연가입제에 의한 건강보험에 기반을 둔 국가주의적 의료체계론은 시장경제의 자유주의적 의료체계론과 갈등과 타협을 거치며 성장하였다8). 이러한 맥락 속에서 권력변동이나 국민들의 보건의료수요에 따라 의료법의 제·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21세기 들어 고령화를 비롯하여 질병발생의 양상도 세계화되고, 그에 대한 국가들의 공동대응도 늘어가고 있다. WHO는 뢰머(Roemer)의 ‘의료제도의 구성과 관계모형’을 바탕으로 국가별 의료체계를 조사하고,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면서 의료의 질과 효율성, 공정성을 향상시키는 정책을 우선순위로 권장하고 있다9). 국가별로 공적의료와 사적의료 비중이나 의료전달체계의 차이가 현저하지만, OECD 국가들도 보건의료지출을 줄이기 위해 보건체계 편익관리와 더불어 의료영리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10). 우리나라도 역사적 시기별로 일본을 비롯하여 구미 각국의 치과의료체계나 구강보건사업들을 부분별로 벤치마킹(bench marking)해왔다. 그래서 치과의료제도의 역사에서는 일본과 미국, 유럽처럼 한국 치과의료제도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나라의 발전상황과 특수성을 이해하고 제도를 부분별로 비교 분석해 한국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제도 개선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분석은 구성요소와 변수들의 관계와 기능을 추론과 검증을 통해 설명해내는 작업으로, 질적 접근과 양적 접근 어느 쪽에서나 가능하다11). 이러한 비교분석의 질은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얼마나 치밀하고 체계적으로 내용과 형식을 구성했는가에 달려있다. IT산업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치과의사수급과 해외진출 문제 역시 국제적인 안목에서 치과의료의 수요를 예측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치과의료체계의 변화가 어떠한 것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치의학의 역사 수업의 질적 연구과 수필 과제는 학생들이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변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 및 접근방식, 가치관등을 키우기 위해 수행하였고, 본론에서는 글쓰기 결과물을 분야별로 분석한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Ⅱ. 본론
1. 치의학과 치과의사의 정체성에 관한 탐구: 총 106명
1) 치과의사의 연원과 발전과정(2014) :
연대기적 탐구
‘치의학이란 무엇인가(2014)’는 물음에 치의학을 개별적인 교과과정으로만 접했던 학생들은 선뜻 정의를 내리기 어려워 사전을 찾는다. 그리고는 구강악안면분야의 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예방과 치료와 수복 등을 통해 구강 및 전신의 건강과 삶의 질을 회복시키는 이론과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정의를 내린다. 하지만 이러한 정의는 생의학적인 관점에서 구강악안면질환에 초점을 맞추는 협의의 개념에 불과하다. 치의학의 정의와 영역은 역사적 시기와 지역 문명의 특성과 발전 정도에 따라 변해왔다. 따라서 치의학문의 정의와 연원, 발달과정에 관한 연구들은 의학과 치의학의 역사와 시술자들에 대한 역사적 이해를 기반으로 연구 질문에 답해야 한다. 동서양 모두 중세까지는 인체와 우주만물이 4-5개의 질적 요소들의 균형과 조화에 의해 건강한 상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연철학적인 사상을 의학이론으로 체계화했다. 따라서 고대에는 의사와 치과의사의 구분이 없었다. 중세는 종교적 의설이 강화되었다. 서구에는 수도원의학이, 동양에는 음양오행설에 유·불·선·도교가 가미되었다. 낭르 칙령(1163)에 의해 수도사들의 수술행위가 금지되면서 구강분야의 수술은 이발사들과, 외과의들이 분업형태로 담당하게 되었다. 여기에 이슬람의 그리스·로마 의학번역서를 교과서로 하는 의과대학들이 내과 중심의 스콜라의학을 번성시켰다, 15-16세기 들어 전쟁터에서는 이발외과의가 부상병 치료를, 민간에서는 이발사들이 길드를 형성하면서 눈·코·입·항문 등의 수술을 담당하였다. 그러다가 18세기에 피에르 포샤르가 구강악안면분야에서 경험과학적으로 축적된 임상 및 치료 기술과 기존의 의학이론을 총망라한 ‘치과의사’라는 개론서를 내면서 치의학이 외과로부터 독립되었다. 여기에 포샤르의 후예들은 임상 치의학의 분과학술과 기자재를 개발하였고, 존 헌트는 실험과학으로서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19세기 말 유럽에서는 분자생물학, 조직학, 미생물학 등의 기초과학이 발전하였다. 미국에서는 마취술을 발견하고, X선 장치와 전기, 전자모터와 같은 실용적인 기술문명을 발전시켜 치의학 진료 술식과 기자재가 진일보하였다.
‘치과의사란 누구인가(2014)’라는 대주제에 대한 연대기적 서술의 절반은 서구 치과의료직의 전문화과정을, 절반은 한국 치과의사들의 전문화와 탈전문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림으로 보는 치과의사’는 18-19세기 프랑스 치과의사들의 치아이식과 틀니 시술, 떠돌이 이발사들의 발치 장면, 초기 흡입마취 시술에 이어 20세기 현대적인 진료장비를 갖추고 치과의사가 진료하는 그림을 통해 치과의사의 전문화과정에 대한 설명하고 있다. ‘치과의사의 사회적 지위’는 1840년 미국에서 의과와는 독립된 치의학교가 설립된 이후 교육 및 소득수준은 높아지게 된 과정과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근대치의학의 전문화와 상업화’에서 아말감 전쟁은 미국의 치과의사 단체가 무자격자를 견제하려다 실패한 사건으로, Vulcanite사건은 특허권의 무력화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본다. 20세기 패인리스 파커의 상업적 광고와 진료에 대해 미국치과의사회는 법적 대응과 더불어 윤리강령 제정을 통하여 내부규제를 강화했다. 이를 선례로 한국 치과의사단체 역시 과잉진료와 상업화를 규제할 윤리지침과 법제도 정비를 정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구강과와 치과 논쟁’은 학생들이 치과의사와 치의학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쟁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가이스(William J.Gies)보고서(1927)를 통해 치의학 자치론에 입각한 치과대학 교육개혁이 이루어졌다. 한편 구강 내 감염이 전신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국소감염설은 치의학을 의학의 한 전문과로 귀속시키려는 ‘구강학 운동(Stomatologic Movement)’으로 이어졌다. 가이스와 애스기스(Alfre J. Asgis)와의 논쟁은 현재까지 치의학문의 범위, 직업명칭, 교육제도 및 진료영역 등 여러 측면에서 쟁점이 되고 있다. ‘의과로부터의 치과 분리와 치과의사의 정체성’에서는 구강과 운동을 의학적 권위와 위상확보를 위한 것으로, 치과자치론을 치과의사들이 전문적인 주도권과 기계 기술적 측면에서의 상업적 기득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였다. ‘시대 변화에 따른 치의학의 발전’에서는 치과의사가 의학에서 치의학 분과를 독립시켜 발전의 교두보를 만든 것을 불가피한 과정으로 본다. 그러나 ‘그대들은 아직도 치과의사인가요?’에서는 ‘치과의사’보다는 ‘구강악안면의사’라는 명칭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구강과를 통해 본 한국 치의학의 발전 가능성’은 구강학 교육과정의 효용성을 주장한다. 그 예로 구강과에서 치과교육과정으로 전환했던 1987년 스페인 교수 206명의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구강과 커리큘럼이 치과진료의 질과 환자와 치과의사의 관계를 향상시킨 사례를 제시한다. 더불어 현재 중국과 유럽의 교육과정에서도 의학의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학생들은 서구 치과의사들의 전문화 과정의 추체험을 통해 현재 한국의 치과의사들이 본받을 점과 개선할 점을 구분하고 있다.
‘한국 근대 치의학의 도입’은 미국선교의료와 일본의 식민지 치과의료 정책 하에서 이루어졌다. ‘일제강점기 치의학계’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도입된 치과의사법과 교육, 면허체계의 파행성을 지적하고 있다. 해방 후 미군정기 한국에 미국식 치의학 발전모델이 구축되었다.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국가 주도의 압축적인 근대화과정에서 한국의 치과의사들은 독점적인 지위를 얻게 된다. 하지만, 의료보험제도와 관련해 적정한 수가 협상도 하지 못했고. 내부적으로 윤리적 자율성이나 민주적인 합의 제도를 구축하지 못했다.
특히 2011-2014년에 절정에 달했던 상업적 네트워크 치과와 대한치과의사협회와의 폭로전과 치과의사단체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판정은 치의학계의 사회적 위신과 신뢰를 최하로 만들었다(통계청, 사회조사보고서, 2012) 학생들은 치과의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저하에 심리적인 충격과 부담을 안고 이를 연구문제로 제기하였다. ‘치과의사의 사회적 이미지 조사 및 발전 방향’은 설문조사를 통해 이를 수치화된 결과로 제시하였다. 치과의사의 전문직업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사회적 영향력, 직업윤리, 신뢰감과 관련된 문항에서 낮은 수치를 보였다. 대중들의 신뢰도는 공익 추구와 정직성에 관한 인식이 가장 낮게 조사되었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가’, ‘미래의 바람직한 치과의사상’ 등은 치과의사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협상이 아닌 대중들에 대한 신뢰회복과 소통, 윤리적인 자정활동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열린 사회의 관점에서 본 한국 치과의사 사회’에서는 치과의사들의 문화가 치과대학의 도제식 사제관계와 학연중심의 폐쇄성 때문에 치과계 내부의 다양한 의견을 가진 구성원들의 자율적이며 민주적인 의사결정체계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아론적 사고를 버리고 사회와 수평적인 태도로 소통해야 한다. 동시에 치과의사 공동의 집단적인 결속력을 강화시켜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치의학과 치과의사의 정체성’에 관한 질적연구에서는 연대기적으로 주요한 사건들의 의미를 이해하고 현재 치과의사들의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사회적 위상과 연관시켜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평가하는 연구방법이 주로 사용되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한국 치과의사의 전문가적인 위상을 사회문화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치과의사 집단의 사회적 역할과 태도에 대한 성찰을 심화시키고 있다.
2) 치의학사의 거장들
치의학사의 거장에 관한 질적 연구는 모두 16편이다. 그 중 피에르 포샤르에 관한 글이 10편이다. ‘치과의사(Le Chirurgien Dentiste)’ 한글 번역판(2013)을 읽은 학생들이 연구 주제를 자체적으로 분담했기 때문이다. 피에르 포샤르의 ‘시대, 생애, 보철치료 자세, 치주농로증, 심미추구, 명의와 돌팔이, 치과의사의 사랑과 자비, 현대적 관점에서 본 포샤르, 피에르포샤르와 존 헌터’가 관련 연구물들이다. 나머지 5편은 ‘역사 속 치과의사를 통해서 본 현대의 치과의사상’ ‘최초의 한국인 치과의사 함석태’, ‘브라질의 애국적인 치과의사 자비에르(Silva Xavier)(2015)’, ‘선교치과의사 뉴스마(Dr. Dick H. Nieusma, Jr.)’, ‘마취제의 창시자 호라이스 웰(Horace Well, 2편)’을 다루었다. 이들은 남다른 소명의식과 헌신으로 치과의사로서의 사회적 소임을 다하고, 치의학 영역을 넓혀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보통 학생들은 ‘자신과 비슷하거나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들을 연구하는 동안 심리적으로 ‘동일시’ 과정을 겪는다. 특히 같은 직업이나 지향을 가진 사람을 선택해서 탐구하는 과정은 연구자의 감정 이입을 전제로 한다. 학생들은 대상 인물들의 업적을 객관적으로 논증하는 동시에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그들의 삶의 궤적을 추체험한다. 연구 대상들의 업적 이면의 창의적인 사고와 직관력, 동기와 태도를 추적하여 무의식적으로 본받거나 비판하려 한다. 즉 연구 대상의 삶과 업적을 전인적인 측면에서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느낀 감동은 오랫동안 기억되고 체화된다. 그래서 자신이 치과의사로 살아가는 동안 연구 대상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느낄 때 그들의 상황극복 행위와 동기를 떠올릴 수 있다.
3) 수필, 창작, 인터뷰
‘나의 성장과 치의학의 발전(2015)’ 주제의 수필은 모두 15편이다. 그 중 학사전공과목과 치의학을 통섭하려는 의지를 담은 글은 모두 10편이다. ‘미생물 생물정보학자가 치의학을 배운다면’, ‘3D 연조직 분석 프로그램의 개발을 꿈꾸는 나’, ‘통섭의 학문인 치의학과 나의 삶’ 등은 학부 때 자연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이다. 이들은 치과의사가 되는 것이 더 적성에 맞거나 유망하다고 생각해서 치의학대학원에 입학했으며, 치의학이 ‘서로 다른 것을 묶어 새로운 것으로 만드는 통섭’에 의해 발전할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어떤 치과의사가 될까’라는 측면에서 조명한 글은 5편이다. ‘교육자의 마음을 가진 제주도 치과의사’는 사범대학 졸업 후 소아치과를 전공해 환자연령에 적합한 언어와 교육방법으로 치료하려는 계획을 제시한다. ‘약사가 아닌 치과의사의 길을 택한 이유’는 치과의사의 전문적인 주도성을 높이려 한다. ‘아시아의 떠오르는 국제시장! 그곳의 파이를 노려라’는 미국 유학생 때 배우고 익힌 개척정신과 외국어 실력을 키워 졸업 후 중국에서 일하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한편 여러 방면에서 교양을 쌓는 ‘Generalist ***의 무한 도전’과 ‘치과의사 겸 음악인’은 자신의 개성과 적성을 고려한 삶의 비전을 밝히고 있다.
수필 ‘치의학, 그리고 나’에서 학생은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이 폐쇄되는 상황을 안타깝게 느끼지만 빡빡한 수업일정에 지친 상태이다. 달리기를 하고 숨을 고르면서 자기 성찰을 통해 사회 참여의 여력을 키우려한다. ‘대행수의 기록자 문봉렬’은 고전문학 형식을 빌어 전근대 구강 질병 치료와 그 기록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12인의 졸업생들’은 1953년 부산 피난지에서 졸업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7기 졸업생 12명 중 한 분의 손녀인 학생이 쓴 인터뷰 기록문이다. 몇 명 남지 않은 생존자와 그 가족들을 찾아 인터뷰하여 알게 된 12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상과 같이 수필은 학생들이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고,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발견하고 성찰하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찾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대학원 입학 때 쓴 자기소개서를 다시 보는 듯한 글들도 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또 내밀한 자기 성찰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거나, 글쓰기 솜씨에 따라 성취정도의 차이가 나고 평가될 거라는 두려움을 갖거나, 질적 연구보다 체감난이도가 낮다는 등 입장 차이가 있어 2016년에는 과제물 형식을 연구로 통일하였다.
4) 인문사회치의학
2014년 ‘치과의사가 되기 위한 인문사회적 접근’에서는 환자들의 삶의 맥락에서 의사소통하는 해석학적 관점을 소개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과의사들 역시 비판적 사고를 실천하는 자기 반성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 ‘심미와 이미지 시대의 치의학’에서는 탈근대사회의 시뮬라시옹(simulation)현상에 주목한다. 소비자들은 상품의 사용가치보다는 기호화나 이미지화된 가치를 구매하며, 치과진료도 소비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2015년 학생들이 인문사회학적 주제와 관점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글은 3편이다. ‘길을 걷다 인문치의학을 만나다’는 인문치의학 교육을 통해 환자 뿐 아니라 치과의사 자신과 직원들과 서로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는 마음과 자세를 갖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치과의사에게 필요한 가치란?’은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가치를 추구해서 치과의사를 천직으로 느끼며 살겠다는 다짐을 담고 있다. ‘치과의사의 미덕과 리더십, 행복한 삶에 대하여’는 사회와 환자들이 요구하는 바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문제해결의 힘을 길러 행복하게 살고자 한다.
2016년은 ‘치과 진료가 치과의사와 환자의 자존감 형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고찰’은 라미네이트나 교정과 같은 심미치료와 노인 틀니가 환자 뿐 아니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치과의사들의 자존감 향상에 기여했다는 문헌연구다. ‘치의학-심리학 통섭 연구의 중요성 고찰’은 구강작열감이나 재발성 아프타성 구내궤양, 이갈이와 같은 구강질환이나 치과불안 등이 신체화 척도, 강박증 척도, 우울 척도 등이 심리적 요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문헌연구이다. 이를 통해 치과의사 교육역량은 치과질환의 발생 지속시키는 심리적 요인과 통증관리, 의사소통 및 행동과학과 관련된 심리학적 지식을 활용할 수 있어야 확보될 수 있음을 피력하고 있다. ‘치과진료의 정신과적 고찰’도 여러 종류의 정신질환의 감별진단과 구강진료와 정신과의 교류와 협진이 환자에게 매우 도움이 됨을 입증하였다. ‘1980대 이후의 영화나 드라마를 통한 치과의사에 대한 인식 분석’은 한국과 미국의 영화와 드라마에 그려진 물질적인 요구가 강한 부정적인 치과의사들의 모습이 현실을 반영하므로 이를 긍정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상과 같이 2014년에는 해석학이나 기호학과 같은 이론이 치의학에 적용되는 과정이, 2015년에는 인문사회치의학 과목 교육이 치과의사로서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고양시키는 실재 상태를, 2016년에는 치과 질환의 발병과 치료가 일반인들의 자존감, 심리 및 정신건강상태와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5) 치의학술의 시대변천사
치과의사학에서 치의학문의 변천사에 관련된 논문을 쓴 학생 수는 전체의 22%에 해당하는 58명(2014년 24명, 2015년 11명, 2016년 23명)이다. 구강악안면질환은 인류 역사보다 오래 지속된 것이다. 치의학문 역시 사회역사적으로 지속되면서 변화 발전하는 과정을 거쳐 왔다. 현재 우리나라 치의학은 크게 기초와 임상, 인문사회 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각 분야와 분과학문마다 내재된 독자적인 연구방법론과 인식론이 존재한다. 하지만 각 분과 학문을 환자에게 적용하고 사회적으로 실천하는 과정은 상호 유기적이며 통합적이다. 한편 산업혁명과 기술문명의 발달은 대규모 산업생산과, ‘전동장치와 전기의 발견’(2014), 영상 진단장치의 개발 등을 통해 치의학 진단과 치료 술식의 질적 발전을 가져왔다. 21세기 초반 전 세계적으로 대중화한 임플란트와 같은 ‘생체공학기술의 응용’은 기초 치의학 분야의 연구가 구강조직과 치아재생방향으로 옮겨가게 했다. 2013년 WHO에서, 2015년 FDI에서 구강병을 비감염성만성질환(Non-Communicable diseases, NCDs)으로 선포하였다. 구강건강도 치료보다는 예방관리의 보건의료체계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강건강모델도 20세기 말의 생물-심리-사회문화 모델(bio-psycho-sociocultural model)과 건강증진모델(Health promotion model)에서 치과의료체계와 환경, 전인적인 인간 모두를 고려하는 총체적 건강모델(Holistic health model)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21세기 세계화와 정보화, IT기술의 발달에 따른 빅데이터의 활용, 원격진료, U Health등은 기존의 의료전달체계를 의료산업의 질 관리체계로의 변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12).
이렇게 치의학문은 역사적으로 축적된 지식의 총체로서 시대 변화에 따라 인접 분야와 통합되어 응용되는 학문이다. 이에 따라 세부 분과가 늘어나거나 새로운 조합을 이루면서, 매우 다차원적이며 통합적인 학문(integrated dentistry)으로 외연히 확장되고 있다. 역으로 치의학문의 영역과 기술 확장은 의사 및 한의사와의 영역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의료영역분쟁은 의료직간의 임상진료 뿐 아니라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도 협진보다는 경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
2010년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양악수술과 그에 따른 의료사고와 부작용이 모두 증가하였고, 양악수술이 구강외과의사 영역이냐 성형외과 영역이냐를 두고 법적 분쟁과 언론논박이 계속되었다. 2014년에는 ‘치과의사 휴고 오베게서(Hugo L. Obwegeser)의 양악수술’과 ‘악교정수술의 발전 및 미래 전망’에 관한 연구들이 진척되었다.
2015년은 치의학술의 제도적인 문제해결이나 현실 적용 방안이 주로 모색되었다. 턱관절치료에 스프린트를 활용한 한의사에게 법원이 1심(2015.1.29.)과 2심(2015. 12.24)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턱관절질환의 역사와 미래-한국사회에서의 제도적 발전방향‘은 치과에서 턱관절 치료를 받는 예후가 가장 우수함을 홍보하고 보험 확대와 구강 내 장치 등록제를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눈가와 미간 주름에 보톡스 시술을 해 2차례 기소된 치과의사에게 대법원은 공개변론(2016.5.19.)을 거쳐 무죄 판결(2016.7.21.)을 내렸다. ‘심미치과 영역의 확대에 따른 의학계와의 영역 갈등 실태와 해결방안에 대한 고찰’에서는 보톡스와 필러, 양악수술과 관련된 치의학 교과과정을 의사들과 대중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많은 치과의사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2016년은 치의학계 내부의 심미치과 협진과, TMD 분야에 의학과 한의학계와의 협진을 강조한 연구가 있었다. 이와 같이 진료영역을 둘러싼 의·치·한간의 분쟁은 잇따른 법원의 판결에 의해 전문분과의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양상에서 부분적이지만 학술적인 협진을 용인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디지털 치과장비에 관해서는 ‘CAD/CAM과 3D printing(4편)’이 있다. 이 분야는 질적 연구에서 학생들은 디지털 및 정보통신기술 장비 활용과 관련된 여러 문제 속에서도 조기 적응과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연구에서는 급변하는 문명의 변화에 발맞추어 치과의사로서의 역할과 위치를 꾸준히 재정립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 한국치과의료체계의 변화에 대한 연구 : 타국과의 비교 분석과 연대기적 이해 157명
치과의료체계에서 치과의사들의 전문직업성과 법, 제도 및 정책과 관련된 학생연구는 모두 157편으로
전체의 약 60%에 해당한다. 각 영역별 학생들이 다루고 있는 주요 내용의 흐름과 관점, 접근방법과
태도 등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치과의사수급
2014년의 ‘치과 의료인 수급정책변동에 따른 갈등과 해결 방안에 대한 역사적 고찰’에서는 일제강점기와 미군정기 입치사들의 한지치과의사 승격시기에는 치과의사의 질적 관리를 위한 균질화가 의미를 지녔으나, 현재에는 치과계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화합을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자세로 국민의 정서를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2015년 치과의사수급에 관한 연구들(총 4편)은 기존 논문들에 대한 메타분석이나 통계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개별적인 논리는 현황조사와 입장 차이에 대한 해석, 통계분석을 통해 구축되었다. ‘국내 치과의사의 현황 및 수요, 공급 추이 분석’은 치과의사인력추계를 연구시점에 적합한 변수로 환산하여 2020년에 심각한 수요-공급 불균형이 일어날 것으로 보는 기존 논문들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치과의료 인력 과잉공급에 따른 치과계의 변화와 적정 수급 방향’에서는 우리나라가 OECD 기준보다는 인구 전체 당 치과의사 비율이 낮으나 급속한 치과의사 증가율과 낮은 보험수가, 인구감소 등을 고려할 필요를 제기한다. 치과의사 과잉 공급은 국민구강진료비 상승과 세금낭비를 가져오므로 감축을 요구하였다.
‘2015년 서울시 치과 병·의원 분포 및 현황 분석’은 서울시 구별 재산세와 치과병의원 수가 높은 상관관계를 지니며 양적으로 그 비율이 높을수록 치과병의원의 공급이 덜 포화되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요 중심으로 본 치과의사 공급과 적절한 수입’은 근로소득자와 개인사업자간의 차이점을 치과의사교육에 투자된 기회비용과 위험을 고려하여 분석했다. 이를 통해 치과의사가 사회적으로 합리적인 노동의 대가를 지불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2016년 ‘한국과 일본의 치과의사 인력수급 비교 및 전망’에서는 일본의 2013년 통계를 통해 일본의 인구 10만 명당 치과의사 수 71명은 미국(55명), 영국(44명), 한국(41명)에 비해 월등하게 많고, 향후에도 한국보다 과도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추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치과의사 수급정책에 관한 연구는 각종 통계치와 시간 경과에 따른 사회적 요소들의 변수를 고려하여 행동지침을 끌어내는 ‘양적인 질적 연구’가 많았다.
치과위생사 수급과 업무관계에 관한 연구도 진행되었다. ‘예비 치과의사에게 도움이 될 치과위생사의 모든 것(2014)’에서는 현재 수적으로 세계 3위에 달하는 치과위생사를 배출한 한국 치과위생사 교육의 역사와 역할에 대해 논하고 있다. 2016년 치과위생사와 관련된 질적 연구는 ‘치과위생사의 업무와 위상, 간호조무사와의 역할분담, 인적관리측면에서 채용 시 고려사항, 근무지속과 만족도 향상방법, 직무 시 자발적인 참여와 조직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교육과 리더쉽, 시간선택제 근무 활성화방안’ 등과 같이 치과의사와의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모색하는 내용들이다.
2) 치과의사 교육
2014년 한국치의학 교육에 관한 연구는 세브란스 치과학 교실과 경성치과의학교를 다룬 ‘일제강점기 한국 치의학 교육에 관한 연구’와 경성치과의학교 교장 나기라 다쓰미의 교육에 대한 헌신을 다룬 ‘한국근대치의학사에서 일본의 영향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된다. ‘해방 이후 6.25 동란기까지의 치의학 교육’은 혼란기에도 주체적인 치의학 교육체계를 구축해 나간 한국인들의 노력을 그리고 있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의 역사와 방향’에서는 2005년부터 시작된 치의학 대학원 제도가 4-4제에서 2015년에 3-4제로 변화하게 된 과정의 혼란과 향후 실질적으로 교육과정을 개선할 필요성을 지적하였다. ‘치의학의 학문적 정의와 교육’에서는 현재 기초치의학(10과)과 임상치의학(9과)으로 이분화되어 있으나 인문사회치의학과 함께 통합된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5년에는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의 학제 변화가 ‘7년제 치의학석사통합과정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방안, 교육발전방안(2편)’ ‘근현대 치의학 교육과정 비교 분석’을 통해 다루어졌다. 학생들은 3년간의 학사과정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였고 석사과정에서는 연구력과 통합교과 및 임상실습 강화, 치과의료제도와 윤리교육 등을 보완해 줄 것을 제안하였다. ‘치과 의사 양성을 위해 한국 치의학 교육 평가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는 치의학 교육평가원이 국가고시 실습시험 도입과 더불어 시대변화에 대처할 교육 방안을 모색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2016년 ‘인공지능시대에 대처할 치의학 교육방안’에서는 미래를 향한 통합적인 사고능력을 갖추고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교육으로 개편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의료전문직 간 교육 (Healthcare Interprofessional Education) 도입의 필요성’에서는 타의료전문직과의 공동협력 자세를 획득할 수 있는 교과과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3) 전문가조직과 윤리, 의료분쟁해결, 감염관리, 의료광고
2014년 ‘대한민국 치과의사가 갖춰야 할 소양 및 지향’에서는 한국 치과의사단체에는 서구와 같이 국가와 공중, 치과의사가 참여하는 윤리위원회가 없으니 자발적 청원과 입법화를 통해 구체적인 윤리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윤리위원회에 관한 의료법이 신설(2011.4.28.)되어 있었다. 치과의사회 중앙회 산하 윤리위원회를 두며, 구성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의료법 제 28조 7,8항). 윤리위원회는 심의와 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의료법 66조)에게 1년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처분 요구가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학생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윤리위원회의 활동 자체도 갈등 해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었다.
‘치의학 역사 속 윤리 쟁점과 교훈들’은 역사적으로 윤리쟁점이 되었던 사건들을 윤리원칙에 따라 분석하였다. 치과학의 발달에 따라 윤리적 판단기준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학생들은 ‘치과의료 자정능력 향상을 위한 윤리 교육의 필요성’과 구강진료행위가 수가 이상의 가치를 지니므로 ‘정직한 치과의사’가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치과 과잉진료의 유인과 이를 줄일 수 있는 방안’(2015)에서는 과잉진료의 유인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분석하고, 치과의사단체에서 자율적인 규제를 통해 환자들에게 과잉진료사례와 정보를 공개하고 모니터링할 것을 제안하였다. ‘치의학 역사에 기반한 국가별 치과의사윤리 확립과정’과 같은 국가별 윤리지침의 비교는 미국과 영국(2014)에 이어 의료를 공공재로 대하는 프랑스와 캐나다 등을 고찰(2015)하고 한국에 적합한 윤리지침을 마련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의료분쟁해결에 있어서는 ‘의료분쟁조정법’ 시행(2012. 4. 8)에 따른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과 한국소비자원을 통한 ‘의료심사조정위원회’의 통계자료가 활용되었다. 사례는 주로 법적 판례문을 분석하였다. 2015년에는 ‘사례분석을 통한 분쟁의 최소화 방안, 국가적 피해 구제법과 치과의사배상책임보험의 활성화, 임플란트와 보철치료시 치과의사의 주의사항과 의료 소비자에게 필요한 사항’에 대한 질적 연구가 이루어졌다. 2016년 5월 19일에는 의료분쟁 조정절차 강제개시 법안(일명 신해철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에 따른 치의학계의 영향 및 방향’에서는 2015년 의료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이 성립된 5건의 임플란트 시술의 건당 조정금액이 8,148,667원이며, 의료과실이 아님에도 환자 측에 위자료나 합의금을 지불하도록 중재하는 경우가 많아 향후 치과의사들의 방어적인 진료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밝혔다. ‘판례문 비교를 통한 교정치료 시 치과의사의 책임범위 분석’은 6개의 판례문을 책임범위에 따라 비교분석하였다. 진단부터 치료과정 및 결과와 진료 기록 및 설명의무 이행에 이르기까지 순차적으로 적절한 교정 진료행위에 대해 정리하였다.
감염관리에 있어서는 2015년 5월-11월 사이의 메르스 사태와 11월에는 오염된 주사바늘을 재사용에 의한 C형 간염 집단감염사태가 영향을 끼쳤다. 2015년에는 ‘의료분쟁측면에서 감염관리를 통한 치과진료 질 향상의 필요성’과 ‘치과감염관리체계의 현황’이 2016년에는 ‘전염성 질환별(B형감염, 결핵)치과감염 관리 실태 및 개선 방안’과 ‘감염관리의 제도적 개선의 당위성’에 관한 질적 연구가 이루어졌다. 감염관리와 관련된 제도적 개선에서는 일회용 의료기 재사용을 강제하는 건강보험수가체계의 개선과 안전하고 비용절감적인 관리장치마련이 제기되었다.
의료광고는 시대와 국가별로 추구하는 가치나 법적 해석에 따라 규제범위가 달라지는 분야라 역사적 고찰이 필요하다. 1913년 11월 15일 학위나 전문과명 이외 광고를 금지한 이후 92년간 그 기조가 유지되었다. 2005년 의료인의 영업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구 의료법에 대한 위헌 판결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는 내용을 제외한 의료광고를 허용하게 되었다. 2007년 4월 허위 및 과장광고를 막기 위하여 의료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의료광고 사전심의제가 시행되었다. 보건복지부는 각 의료인 단체에 위탁하여 의료광고사전심의제를 운영하여 왔다. 2012년 8월 옥외광고물 관련법에 따라 전광판, 인터넷 매체가 추가로 의료광고 사전심의대상에 포함되었다. 그러나 2015년 12월 23일 ‘의료광고 사전심의 위헌 판결’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2016년에는 ‘의료광고 사전심의 위헌 판결’ 이후 ‘대응방안, 허위광고 규제 방안, 치과의사와 의료소비자 시각의 차이와 의료광고가 추구해야 할 가치(3편)’가 연구되었다. 주로 법령, 판결문과 문헌조사를 근거로 한 실재적인 내용들이다. 이 분야의 연구는 시기별 변화와 규제유형을 분석하면서 지속되는 가치를 어떻게 존속시키는가에 관한 문제들을 다룬다.
4) 건강보험
건강보험에 관해서는 2014년 4편, 2015년 10편, 2016년 9편으로 총 23편의 논문이 제출되었다. 2014년에는 기존 문헌조사를 토대로 우리나라에 대한 종적연구(2편)와, 세계 주요국들의 보험제도를 비교(한국·영국·일본 1편, 보철보험관련 한국·일본 1편)하였다. 2015년에는 문헌조사뿐 아니라 최신 자료 및 통계치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한국 국민건강보험과 민간보험에 관한 종적연구(4편)와 건강보험 수가(2편), 신기술과 선택진료개정(2편)에 대한 분석과 타국과의 비교(한국·북유럽 3국, 한국·미국)가 이루어졌다. 2016년에는 WHO가 보건의료체계의 평가지표로 활용하는 효율성, 보장성, 공평성, 취약계층과 생애주기형 선택보장 등의 가치개념이 다양하게 다루어졌다. ‘최근 10년간 치과건강보험 추이’와 ‘치과보험비중’, ‘노인 틀니와 임플란트 보험 확대에 따른 치과치료 프로토콜 개발’, ‘민간보험의 피해 개선과 보장성 및 형평성 강화 방안(각1편)’, 타국과의 수가 · 제도 · 정책 · 현황(한국·미국 2편, 한국·중국·미국 1편, 한국·일본1편) 비교이다.
위의 건강보험에 관한 질적 연구들은 우리나라 의료보험의 도입부터 현재까지의 변화과정이 한국의 사회역사적 변화뿐 아니라 동시대 여러 국가들의 보험제도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 각 국가마다 특정한 환경과 특정 시기에 도입된 의료보험이 포괄하는 범위와 실용적인 가치가 다르므로 보다 치밀한 이해와 분석이 필요하다.
5) 구강보건정책
구강보건정책 부분은 2014년 예방과 치료의 균형(연대기적 사고)이나 수돗물 불소화(쟁점 통합과 이해, 2편)과 같이 고전적인 내용에서 시작했다. 2015년에는 WHO를 중심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구강보건정책사업과 소아, 노인, 장애인, 이주민과 같은 특수집단 구강보건사업으로 연구대상이 다양해졌다. ‘대안의료로서의 생활협동조합 치과’ 운영을 돕기 위해 사무장을 두고 운영하는 사례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하였다. 2016년에는 대상에 따른 주제가 세분화되고 IT 정보 분석을 활용하여 보다 전문적인 해결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Data Envelopment Analysis를 이용한 주요 OECD 국가 간 치과의료 부분의 효율성 평가’나 ‘의료데이터베이스의 통합 네트워크 구축으로 인한 생애 주기별 구강건강관리 사업의 가능성과 이익에 대한 고찰’은 치과의료 분야의 빅 데이터를 사회적 비용절감과 인구집단의 효율적인 질병관리에 활용하는 최근의 추세를 반영한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4편의 연구들은 선진국 사례 분석과 비교를 통해 접근성 강화를 꾀하고 있다. 행정부의 재정지원과 치과의사 전문 인력 강화, 장애유형별 행동조절 교육과 치과위생사의 활용, 장애인 전신마취 남용을 방지할 프로토콜 마련 등의 내용이 그러하다. 국가별 소아 구강진료정책 비교에서는 2014년 1월부터 시행된 오바마 케어(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d act)를 비롯해 미국과 영국 연방, 북구의 소아특화정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노인의 경우 치과촉탁의제도 시행과 더불어 보철과 임플란트 보험확대가 지닌 소득의 역진성, 구강건강 불평등 문제를 예방관리측면의 강화를 통해 극복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구강보건교육도 환자 전신 상태와 생애주기별로 특화했다. 이와 같이 구강보건정책부분은 국내에서 시작하여 점차 WHO를 위시하여 세계 여러 국가들의 사회적 의료비용절감과 데이터 통합분석을 통한 공공효율성 강화, 생애 주기적 접근성 특수집단에 대한 전문적 관리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6) 치과전문의제도
치과전문의제도에 관한 연구들은 연대기적 이해와 의료전달체계나 법적 쟁점에 관한 연구나 타국과의 비교로 이루어졌다. 특히 제도 시행과 관련해 치과의사 집단 내부의 합의나 해결방식에 대한 고찰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의 치과전문의제도에 대한 연대기적 이해는 일제강점기 전문과목표방제도가 외세에 의해 선제 도입된 데서 시작된다. 한국전쟁으로 세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는 국민의료법(1951,제4조)에 전문과목 표방허가제’를 공포하였다. 시행세칙으로 의과의 10개과, 치과는 3개과(구강외과, 보철과, 교정과)에 한하여 전문의 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문의에 대한 면허는 보건부에서 관할하고, 전문의자격은 전문의단체에서 인정받는 방식은 다른 개발도상국들과 같았다. 1962년 10월 국가 주도의 전문직 관리육성안에 의해 ‘치과의사전문과목표방허가시험’을 실시하였으나, 응시자전원이 불참하여 무기한 연기되었다. 10년 후 전문의수련규정(1972년, 대통령령, 10개 과목)만 시행되고 자격시험은 미루어졌다. 이후 1998년 ‘치과전문의 자격시험 미실시에 대한 위헌판결’이 치과전문의제도 시행의 전환점이 된다. 2001년 대한치과의사협회 대의원총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3대 원칙을 의결하였다. 기존 치과의사 임의수련자의 기득권 포기, 졸업생 8% 미만의 소수정예 전문의 유지, 1차 의료기관의 전문과목 표방금지이다. 3대 원칙 준수 합의 하에 치과전문의제도는 2003년 9월 18일 ‘치과의사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을 제정·공포하면서 반세기만에 실효성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현실 세계는 3대 원칙 준수를 벗어나고 있었다. 매년 졸업생들의 약 34%가 전공의수련을 받고 대다수가 전문의가 자격시험에 합격하였다. 거기에 1차 기관에서 전문과목만 진료하도록 규정한 의료법 77조 3항에 대한 위헌판결(2015.5.)과 외국 수련의의 자격시험 응시제한에 대한 위헌판결(2015.9)이 이어졌다. 2016년 임시대의원총회에서 5개 전문 과목 신설에 대한 치과계내부의 합의가 있었으나, 보건복지부는 통합치의학과 1개의 전문과목만 신설하는 규정을 입법예고하고 있고, 2001년 결의한 소수전문의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치과의사 제도에 관한 학생 연구들은 치과의료전달체계와 제도의 운영, 법적 판단에 대한 해석, 8% 소수정예제 합의원칙에 대한 입장이 다양하다. 의사결정이나 행정 집행 과정에서의 민주적 운영과 신뢰성, 현실적합성 등에 관한 비판의 내용이 다뤄지고 있다. 2014년에는 연대기적 연구(1편), 2015년 ‘쟁점비교와 영향요소 고찰을 통한 합의원칙 준수’, 다수전문의제도를 보완할 ‘일반의 지위 보장과 2차병원 인정안’, ‘차등수가제 적용’ 등의 의료전달체계개선방안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2016년에는 ‘전문의제도정착과정에 대한 비판’과 보다 전문의제도의 합리적 개선과 현실성 제고를 위한 ‘한국과 미국의 개별전문의수련 연한과 시험 비교’, ‘의사 및 한의사 전문의제도 비교’의 내용이 제출되었다.
7) 의료영리화
의료영리화 찬반론도 역사적으로 핵심쟁점이 되는 토픽이 다르다. ‘의사-환자간 원격진료허용안(2013.10,29)’이 통과되고, 치협과 기업형 사무장 치과와의 갈등이 고조된 2014년은 의료민영화가 주요 쟁점이었다. 의료민영화에 대한 반대 입장(3편)은 그 이유로 과잉진료 증가와 건강보험약화를 들고 있다. 찬성입장(2편)은 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민영화를 도입하면 긍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다. ‘차병원 그룹을 통해서 본 민영화의 미래’에서는 이후 대기업 주도의 의료시스템 변화에 대비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네트워크 치과와의 갈등과 자세’는 네트워크의 전문성은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자는 의견이다. 2015년의 6편의 공통점은 한국에서 추진되는 영리화 방식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사례 분석은 2편이다. 부정적 사례로 삼성병원 치과진료부의 축소사례, 긍정적 사례로는 일본의 사례가 제시되었다. 한국식 의료영리화의 문제점으로 ‘낮은 건강보험료를 충당하기 위한 부대사업 승인’과 ‘의보재정적자 해결을 위한 영리화’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영리법무법인 허용’과의 법적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전국적인 치과의사 단체에 자율 규제권을 주고 영리법인을 허용하는 안’도 제시되고 있다. 2016년 3월에는 1인 1개소 법에 대한 공개변론이 열렸다. 이와 관련해 ‘네트워크 치과를 포함한 치과 공동개원의 현황과 한계극복의 방안’과 ‘네트워크 치과의 특성 분석을 통한 일반 병의원과의 바람직한 공존방법 고찰’이 연구되었다. 국민들의 건강권과 선택권을 보장하면서 적법한 차원에서 윤리경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8) 치과의사 해외진출과 의료관광
우리나라 치과의사들의 해외이주의 대부분은 미국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 1, 2차 병원의 내수 포화로 중국 및 아시아 대륙으로 옮겨가고 있다. 처음에는 개인과 개별병원 주도로 진행되다가 ‘의료 해외진출 및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2015.12.22.)시행(2016.6.23.)되었다. 의료 해외진출의 범위는 의료인 뿐 아니라 국외 의료기관의 개설과 운영, 수탁 운영, 컨설팅, 의료기술 또는 정보시스템의 이전,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의 제공을 포함한다. 이 분야는 주로 인터넷 및 현지조사와 문헌정보를 이용한 분석방법이 활용되었다. 2015년 해외진출에 있어서는 치과의사의 해외진출이 3편, 치과의료산업분야 3편이었다. 의료관광 분야에 있어서는 ‘해외 및 아시아(2편)’, ‘중국인 현실과 개선방안(2편)’, ‘한국 의료관광 산업 육성 전략’과 ‘덴탈 코디네이터’에 관한 글이 있었다. 2016년의 해외진출은 ‘중국내 외국인 치과의사의 진출, 진료형태 및 절차(2편)’가, 의료관광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치과의료 관광시설 설립 계획 및 방향’과 ‘정부정책 관점 상 효과적인 육성전략’ 2편이다. 2편 모두 개인보다는 정부차원의 홍보, 관광 상품과의 연계, 불필요한 행정절차 생략, 전문가와 실무능력자 공급 등의 지원을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9) 통일치의학
통일치의학은 ‘통일과 관련된 대중들의 인식과 비용’조사에서 시작되어, ‘남북한 치과와 구강의료체계의 비교분석 및 통합원칙과 실질적인 방안, 독일사례와 비교분석’ 등이 주로 문헌과 자료조사에 의해 이루어졌다. ‘탈북 구강의사의 국내 치과의사 자격취득에 관한 고찰, 새터민의 구강상태와 치과진료개선방안’ 등은 관련 현황에 대한 직접적인 자료조사 및 인터뷰, 탐방조사과정을 거쳐 것이다. 이 부분은 남북한의 동향과 국제정세 등 여러 요소에 의해 연구가 시작되는 단계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3. 질적 연구와 글쓰기 과제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
학생들의 강의평가에서 중간고사를 질적 논문으로 대체하는 것에 대한 찬성률은 2014년 82%(69명), 2015년 98%(86명), 2016년 100%(79명)으로 높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졌다. 찬성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은 치의학 대학(원)의 방대한 학습량과 실습과제, 시험 위주의 학습에서 보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습경험을 원하고 있다. 단지 치의학 지식을 배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택한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접근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닫는 과정이다. 특히 한국의 치의학과 치과의료의 현실 문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자신만의 주장이나 문제해결 방안을 창안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평가했다.
둘째, 단계별로 논문형식의 글을 작성하는 연습을 하게 된 것에 의미를 두는 학생들이 많았다. 담당 교수의 피드백 하에 연구문제를 선정하여 자료와 참고문헌을 조사하고 논문 형식에 맞게 객관적 논증이나 다양한 추론을 통한 논리를 구사하고, 각주를 통해 인용문을 표기한 후 유사도 검증 등을 거치는 과정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논문작성방법에 관한 별도의 강의가 이루어지고, 논문을 작성할 시간을 늘리고, 논문첨삭을 해 줄 수 있는 교수인력을 보강해주길 요구하였다.
셋째, 질적 연구에 대해서는 별도의 가설을 설정하지 않고도 궁금한 것을 문헌이나 자료를 찾아 선행연구와 현황, 최신지견을 알게 되는 과정에서 주제에 관한 포괄적인 이해와 판단력을 높이고, 자신의 입장을 논증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평가했다. 학생들은 질적 연구의 한계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짧은 시간에 보다 정밀한 자료 조사나 완벽하게 이해하기 어려웠다. 질적 연구의 메타분석방법이 정립되어 있지 않아 선행연구의 흐름을 정리하여 논리를 구성하는데 모호한 점들이 있었다. 실험과 통계를 통한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다른 양적 연구를 계획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Ⅲ. 결론
지난 3년간의 학생 질적 연구과제물들을 치의학과 치과의사의 정체성과 치과의료체계의 변화라는 범주로 나누어서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연구주제와 방법에 따라 활용된 역사적 사고의 범주가 조금씩 달랐다. 문헌조사는 전 분야에 걸쳐 연구의 기초자료가 되었다. 치의학과 치과의사의 정체성은 종적 연구와 횡적 연구가 병행되었다. 종적으로는 연대기적 사고와 사회문화와 기술문명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기반으로 발전과정을 서술하였다. 횡적으로는 의학 및 자연과학, 기술공학, 인문사회학과 연계하여 세부분과를 형성하였다. 이러한 자연과학과 인문사회학은 치의학 교과과정이나 의료행위별로 통합과 접목을 통한 구체적인 교육 및 실천 지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치의학과 치과의료체계와의 통접도 절실한 과제이다. 치의학과 인문사회학, 심리학 및 정신과학 간의 통섭에 관한 질적 연구 못지않게, 의료법과 분쟁, 1인 1개소 법안과 네트워트 치과,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및 환자와의 관계 등에 관한 질적 연구들은 법과 행정, 경영 등의 치과의료체계와 치의학의 통접 사례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인접 학문의 고유의 개념과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치의학과 치과의료체계의 발전 논리로 차용하였다. 한편 구강악안면분야 진료영역에 대한 의사 및 한의사들과의 분쟁에서는 법적으로 그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치의학 역사 속에서 축적된 자료들을 활용해서 법적 증빙과 대중 홍보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치의학은 역사적으로 축적된 지식의 총체로서 시대변화와 인구의 보건의료 요구에 따라 인접 분야와 통합되거나 해체되어 응용되는 학문이다.
둘째, 치과의사의 정체성에 관한 연구는 역사적 인물들, 사회적 위상과 역할, 인식 변화, 전문직업성 등이 탐구되었다. 학생들은 치의학계의 역사적 인물 개개인의 삶 속 다양한 행동과 의도들을 역사적 상상력으로 재현해 냈으며, 자신의 경험과 동일시하는 감정이 이입된 해석을 하였다. 치과의사의 인생과 삶에 대해 추체험한 수 있는 멘토 설정교육이 되었다. ‘자신의 성장과 치의학의 발전’이라는 수필에서는 학부전공과 치의학을 통섭하고,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자아실현 뿐 아니라 삶의 태도를 바꿈으로써 행복을 찾으려는 인식이 드러났다. 치과의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저하에는 심리적인 위축감과 안타까움을 느끼며 신뢰회복을 주장하였다. 치과의사 개인에게는 전문직업성과 윤리의식 제고가 치과의사 단체에 대해서는 민주적인 합의능력과 대외협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치과의사와 치의학에 대한 정체성 탐구는 역사적 뿌리와 사회적 가치를 인식하고 그 역할에 대해 성찰하여 부족한 역량을 확충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셋째, 치과의료체계의 변화에 있어서는 인력수급, 교육, 의료광고와 분쟁조절 윤리, 건강보험과 치과전문의제도, 구강보건정책, 의료영리화, 해외진출, 통일치의학이라는 주제별 범주로 나누어 분석해보았다. 치과의사 수급 분야는 각종 통계자료를 활용해 추계 분석이나 상관분석을 곁들인 양적인 질적 연구가 진행되었다. 치과위생사 관계는 업무와 인적관리측면에서 모색되었다. 치과의사 교육은 근대와 현재의 치과대학 학제 및 교과 과정을 비교하면서 보다 실효성 있는 교육 방안 모색의 필요성이 제시되었다. 의료윤리와 의료광고와 감염관리, 의료분쟁의 분야에서는 2014-2016년에 쟁점이 되었던 사항들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의료광고 사전심의 위헌판결(2015.12.23)이나 의료분쟁 조정절차 강제개시 법안의 통과(2016.5.19)와 같은 현재의 문제를 다루는 것은 학생들이 역동성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상황의 추이와 문제해결과정을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광고에 있어서는 연대기적 시각에서 규제 유형과 그 존속가치를 분석하였다. 의료분쟁은 주로 판례문과 사례 분석을 통해 치과의사의 책임범위와 예방 및 대응책을 논의하였다. 감염관리는 관리체계, 질 향상 방안, 건강보험적용의 문제가 다뤄졌다. 의료윤리는 4대 원칙 적용과 과잉진료 근절을 위한 지침마련, 윤리위원회의 실질적인 활동을 뒷받침 할 타국 사례나 자율규제권 등의 문제가 제시 되었다. 이 분야는 치의학적 타당성과 사법적 형평성, 행정 집행의 적절성 등이 복합적인 사고력이 요구된다. 분야별로 정밀한 사례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양적 연구 이상으로 관련 지식에 현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해하고 무엇이 핵심 가치로 존속하고 무엇이 변화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력과 판단근거를 얻을 수 있었다. 이것은 문제해결 및 실행지침 마련, 향후 연구방향 및 정책 결정에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건강보험에 관한 질적 연구는 우리나라의 연대기적 변화와 일본, 미국, 유럽, 중국 현황과의 비교분석, WHO의 보건의료체계 평가지표의 활용을 통해 진행되었다. 구강보건정책은 일반인들은 생애주기별로 특수집단으로서의 소아, 장애인, 이주민들은 특성별로 접근하였다. 국가 단위의 비교와 벤치마킹이 이루어졌고, 빅 데이터를 활용해 그 효과를 분석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치과전문의제도는 법 제정과 시행의 파행과정에 대한 연대기적 이해와 의료전달체계에 대한 구상, 제도 시행과 관련해 치과의사 집단 내부의 합의나 보건복지부의 해결방식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의료영리화는 쟁점에 대한 찬반논쟁에서 점차 한국에서 추진되는 영리화 방식에 대한 비판과 제언으로 바뀌고 있다. 주된 비판은 국가가 건강보험의 낮은 보험료로 인한 재정 적자를 피하기 위해 거대 자본과 과잉경쟁에 의한 영리화를 꾀하고 있어 치과의료체계의 건전성을 해친다는 점이다. 의료영리화를 둘러싼 불화는 정치권력이나 IT기술 발달, 의료광고의 범람, 의료시장 장악력에 의해 치과의료 생태계를 교란하고 급속히 재편시키고 있다. 내수과잉에 의한 치과의사들의 해외진출이 시작단계이지만, 과거 역사적 경험들은 그 한계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국내 치과의사 수급 역시 바람직한 치과의료체계에 대한 합의하에 조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치과의료체계의 변화에 대한 국가, 의료인, 국민간의 합리적인 협의과정이나 면밀한 분석과 평가를 통한 정책개발이나 행정집행은 부족한 형편이다. 의료쟁점으로 부각되어 입법화나 정책과제로 추진되다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정에 따라 의료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이다. 즉 이러한 쟁점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은 민주적 합의 절차와 형평에 근거한 사법적 속성을 지닌다. 학생들은 시대의 변화를 읽고 상업적 경쟁과 의료분쟁, 윤리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올바로 판단하고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쌓아가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민주적이고 다원적인 역사교육이 될 것이다. 그 결과 상대방의 의견이나 근거자료에 대한 해석이 적절하거나 개연성이 있으면 문제해결의 한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전체적 상황에서 자신과 상대방의 입장과 의도를 분석하고, 논박하여 얻은 결과는 현실 세계에 곧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다. 학생들의 질적 연구는 이러한 변수들을 수용해서 새로운 연구 질문을 만들어낸다. 이와 같이 관련 자료들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타당성 있게 입증하거나, 상상적 추측을 통해 새로운 연구 질문을 만들어내는 과정에는 역사적 사고능력과 사유방식들이 복합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연대기적 사고는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파악하고, 치의학술 및 공학 이론, 기자재, IT발달 등은 그 배경지식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해석을 필요로 한다. 치과의료체계의 비교 분석은 상호 연관과 특수성을 수렴적으로 파악해내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는 문헌정보나 법적 판결, 여론의 적절성, 정확성, 가치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또 역사탐구에서는 논리적 사고(logical thinking)못지않게 무의식적 본능과 상상력에 의한 창의적 사고나 직관과 같은 연합적 사고(associative thinking)도 중요하다. 학생들 역시 논문의 문제의식이나 방법론, 발견, 통찰을 얻기까지 창의적 사고력이 필요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역사적인 사실에 대한 해석은 사건 원인의 복잡성, 문헌자료나 해석의 주관성, 역사적 행위 동기의 불분명함 등으로 답을 내기 어려운 것이 모호함이 존재한다. 이러한 모호함과 주관성을 인정하고 치과의료 현실의 문제들을 스스로 찾아내고 정의해서 해결해나가는 것은 창의적인 과정이다.
이제까지 학생들이 역사와 함께 변화하는 치의학과 치과의사의 정체성과 치과의료체계에 대한 질적 연구에 활용된 역사적 사고방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에 근거한 문헌 및 최신자료조사, 자세한 이해와 해석, 분석과 탐구, 쟁점분석과 판단력을 총동원하여 논문작성이나 글쓰기 과정에서 절차적 지식을 체득할 수 있었다. 그에 대한 학생들의 찬성률은 100%(2016)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높아 역사 교육방식으로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였다. 교수의 역할은 동기부여, 가이드라인 제시, 절차적 피드백, 지속적인 촉진자이다. 매년 제출되는 학생 과제물들은 개인에게는 극히 미시적이고 분석적인 글이다. 하지만 학생논문집으로 배열하면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들이 상호 연결된 망으로 존재하면서 그 해 상황이 지닌 의미를 전달한다. 3년간의 글을 연속적으로 읽으면 연대기적 흐름이 다음 해에 어떤 영향을 순차적으로 주었는지 알 수 있다. 지속적이고 심층적인 질적 연구와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한국 치과의료체계의 변화 요구에 현재진행형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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