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및 청소년의 심리/인지적 발달
투고일:2016. 9. 30 심사일:2016. 10. 4 게재확정일:2016. 10. 5
소아 및 청소년의 심리/인지적 발달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소아치과학교실
송 제 선
ABSTRACT
Psychological / recognitive development of children and adolescents
Department of Pediatric Dentistry, Yonsei University, Dental College
Je Seon Song, DDS, Ph.D,
Psychological and cognitive development in child and adolescent periods is key knowledge for understanding children and adolescents behavior and inducing their actions. So far, psychoanalytic approaches have been primarily researched by Freud analytical tools and Piaget analysis on cognitive developments have been mainly employed to explore children and adolescents psychological developments. In addition, other various theories have been suggested in order to explain children and adolescents psychological developments. However, in reality, it is difficult to integrate diverse theoretical lens to investigate children and adolescents psychological developments. Considering this constraint, in clinical dentistry, the conventional theoretical instruments have been still widely employed to guide children and adolescents behavior.
Key words : Psychological and Cognitive Development, Children and Adolescents, Clinical Dentistry
Corresponding Author
송제선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소아치과학교실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세로 50-1
E-mail : shonjs@yuhs.ac
Ⅰ. 서론
소아와 청소년은 작은 성인이 아니다. 이는 비단 신체적인 발달로 인한 생리학적 지표의 차이(예를 들면 심박수나 호흡수의 차이 등)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성인이 되기까지 성숙해가는 과정을 거친다. 비록 오늘날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로 인해 소아청소년의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실제 치과임상에서는 오히려 어려워진 개원환경과 진정법(아산화질소, 정주 진정 등) 등의 확산과 더불어 소아청소년 환자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심리적 발달과정에는 두 가지의 개념이 포함되는데 성숙(maturity)과 학습(learning)의 과정이다. 성숙이라 함은 선천적인 능력에 크게 의존하는 인간의 변화과정을 의미하는 반면, 학습의 개념은 환경으로부터 습득하고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변화하는 능력을 말한다. 일상생활에서 성숙과정과 학습과정은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하므로 서로 구분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이러한 발달 과정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발달 이론이 제시되어 왔다. 이러한 이론들 중에는 프로이트(Freud)로 대표되는 정신분석학적 이론과 피아제(Piaget)로 대표되는 인지발달론, 그리고 최근에 제시된 사회생태학(social ecology)적 또는 맥락적 관점에서 소아청소년의 심리발달을 설명하려는 이론이 있다. 비록 이러한 이론들이 극단적으로 성숙이나 학습을 중시하기도 하며 또한 발달 과정을 모두 완벽하게 설명하여 줄 수는 없으나 정상적인 발달 과정과 이상 발달을 이해하고 관찰하는 이론적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따라서 본 논고는 소아청소년의 심리발달에 대한 여러 이론들과 연령에 따른 발달과정을 간략히 설명하고 치과임상에서의 적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Ⅱ. 다양한 관점의 발달이론
1. 생물학적 관점에서의 발달 과정과 적용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다양한 운동기능이 발달하기 시작한다. 가령 배밀기, 뒤집기, 혼자 앉기, 걷기 등의 일련의 과정이 불과 생 후 1년 사이에 모두 발달하게 된다. 인간의 발달은 곧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계획과 시간표에 따라서 발달이 이루어지며, 생리적, 생물학적 기초에 의한 중추신경계의 발달과 신체의 발달에 중심을 두고 이 성숙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행동이나 정서발육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간주하는 관점이다.
최근 진단율이 증가하고 있는 주의력 결핍 증후군(Attention Decif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의 원인으로서 뇌의 전전두엽피질의 기능저하와의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으며, 전반적 발달장애(Pervasive developmental disorder)의 일부인 자폐증(autism) 또한 유전자 및 다양한 뇌의 기질적인 변화와 관련이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1-3). 그 예로서 이란성 쌍둥이의 자폐장애 발병 일치율은 20% 미만이지만,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60~91%로 3~4배 정도 더 높았다. 또한 어머니의 풍진 감염으로 인한 뇌의 기질적인 손상이 자폐증을 일으킬 확률을 높이며 비정상적 뇌파 또한 높게 나타나는 것을 통해 자폐증에서 나타나는 의사소통과 사회성발달의 장애까지 광범위한 결손이 유전 또는 뇌의 기질적 변화와 깊게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2. 학습이론적 관점에서의 발달과정과 적용
생물학적 관점과는 다르게 환경과 학습이 발달을 결정해 나간다는 것이다. 즉, 동물행동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발달을 설명하려고 하였다. 대표적으로 파블로프(Pavlov)의 고전적 조건형성과 스키너(Skinner)의 조작적 조건형성이 그 예이다. 파블로프는 개에게 먹이를 주면서 종을 치는 조건화를 한 후 종만 쳐도 침을 흘리게 만드는 실험을 하였다. 이에 발전된 형태로서 스키너는 상자 안에 있는 배고픈 쥐가 지렛대를 누름으로서 먹이(긍정적 강화)를 얻도록 하여 반복적으로 지렛대를 누르도록 조건형성을 하였다. 이러한 전통적 행동주의와는 다르게 사회학습이론가인 Bandura는 관찰학습(observational learning)또는 본보기학습(modeling)을 통해서 어린이의 사회적 행동발달을 설명하였다4, 5).
간혹 만 3세 이하의 어린이가 양치질을 싫어하여 양치질을 못 시킨다거나 양치질할 때마다 실랑이를 벌인다고 하는 보호자들이 있다. 만 3세 이전 시기는 자율성이 발달하는 시기로서 스스로 세상을 탐색하며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얻어 나가고자 하는 시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끗한 구강위생을 위해서 보호자가 대신 칫솔질을 시켜주게 되는데 스스로 하려고 하는 자율성과 부모의 의지가 충돌하게 되면 ‘실랑이’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경우 보호자가 칫솔질을 시켜 줄 때 특히 신경이 발달한 상악 전치부위의 잇몸을 세게 건드린다든지, 충치가 있어 통증을 느낀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칫솔질=아픈 것’ 이라고 하는 조건이 형성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칫솔질이 실제로는 아픈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칫솔질을 하면 아플까봐 거부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라면 우선 통증의 원인을 제거함으로서 ‘재조건화’를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즉, 충치를 치료한다든지 부드러운 칫솔로 조심스럽게 칫솔질을 시킨다든지 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 또 다른 예로서, 치과 치료 시 불편감이나 통증과 동일하게 일어났던 자극, 예를 들면 러버댐 clamp를 장착할 때라든지 high speed 핸드피스 소리라든지 하는 것들이 통증자극으로 조건화될 수 있다. 이 경우 소리만 듣거나 러버댐을 보여주기만 해도 거부반응을 일으키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국소마취제의 사용을 통해 치료 시 통증을 줄여주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치료 시 이러한 조건화된 자극(소리 등)을 피할 수 있도록 이어폰을 끼워준다든지 하는 것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학습이론적 관점은 치과임상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는 행동유도 방법의 이론적 기초가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치과 치료를 잘 받는 경우 “잘했어요”라고 하는 언어적 보상이나 풍선(긍정적 강화)을 줌으로서 다음 내원 시 좋은 행동을 유도(강화)하는 것이다. 반면에 치료실에서의 행동이 나쁜 경우 부모를 격리시킨다든지 물리적 고정장치로 고정한다든지 해서(부정적 강화) 나쁜 행동을 회피하도록 유도(강화)해 주는 것이다. 또한 형제가 내원하는 경우 보다 치료를 잘 받는 형을 먼저 치료함으로서 동생이 관찰을 통해 “무서운 게 아니구나“ 라고 학습하도록 유도해 주는 것이다.
3.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의 발달과정과 적용
정신분석학적 관점은 프로이트(Freud)의 심리성적 단계이론이 가장 유명하며 이를 발전시킨 에릭슨(Erikson)의 심리사회적 단계이론이 대표적이다4)(표 1). 프로이트는 성적 본능의 에너지인 리비도(libido)의 이동에 따라서 구강기(출생~1세), 항문기(1~3세), 남근기(3~5세), 잠복기(6~11세), 생식기(12세~)로 구분하여 발달을 설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각 단계마다 만족을 충분히 얻을 수 있어야 다음 단계로의 이행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데, 만일 충분한 만족을 얻지 못해 욕구불만이 있거나, 혹은 그 시기에 유아가 만족과 쾌감에 지나치게 몰두하게 되면, 다음 발달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그 시기에 대한 고착(fixation)현상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에릭슨은 발달단계를 8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서 어떤 특정 과업을 설정하고 그 성취 여부에 따라 발달의 정상적인 측면과 비정상적인 측면을 대비시켜 설명하였다.
손가락빨기 또는 입술빨기와 같은 구강습관은 생애초기(구강기)에 입술을 통한 탐색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거나 반대로 과하게 되면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빠는 행동은 어린이의 생명유지와 정신적 발달에 중요하다. 점차 연령이 증가하여 더 딱딱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깨물고 씹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빠는 행동의 필요성이 줄어들게 된다. 그럼에도 일부 어린이에서 자신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으로 자기 몸의 일부(손가락 등)를 이용하여 빠는 행동을 지속하게 된다. 이러한 신경성 습관(nervous habit)은 대개 연령이 증가하면서 사라지게 되지만 유아기를 넘어서까지 진행되는 경우 고착된 행위 자체를 제거하려 하기 보다는 다른 행동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에릭슨은 생애 초기의 애착이 형성이 되는 시기(출생~1세)를 발달의 가장 중요한 시기로 보았다. 애착(Attachment)이란 소수의 애착대상으로부터 안정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보통 정상적인 애착의 발달은 대략 생후 6~18개월 시기에 뚜렷이 형성하게 되는데 ‘낯을 가리는’ 시기로서 낯선 사람을 두려워하고 양육자와 헤어지면 강하게 울며 저항하는 특징을 가진다. 유아의 애착행동에 대하여 양육자가 적절한 반응을 할 경우 신뢰감(basic trust)과 안정적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 애착관계가 성립이 되지 않거나 (애착 부재 장애) 반대로 애착대상의 선택성이 결여되어 낯선 사람에게 매달리기도 한다. 이러한 애착 장애는 아동을 돌보지 않고 방치하거나 혹은 학대하는 환경과 잦은 양육자의 변경(입양 등)으로 인한 원인이 많으며 이 경우 치과적 상황에서 행동유도를 위해 보호자 분리를 무리하게 시도하는 경우 불안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4. 인지발달적 관점에서의 발달과 적용
인지발달 이론은 스위스 심리학자인 피아제(Piaget) 에 의해 주창된 이론이다. 그에 따르면 인지능력의 발달은 환경에 대한 적응과정으로 파악하였는데, 도식(scheme), 적응(adaptation), 동화(assimilation), 조절(accommodation), 그리고 평형(equilibration) 개념을 이용하여 설명하였다(그림 1). 피아제는 이러한 인지발달을 4단계로 나누어서 설명하였다4, 5).
1) 감각운동기 (Sensorimotor Period)
이 시기는 출생에서부터 약 2세까지를 말한다. 감각운동기에 획득되는 특징으로는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고도 문제해결이 가능해지며, 기억에 의존한 지연모방(deferred imitation)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하나 획득되는 중요한 개념으로서 대상영속성(object permanence)의 개념인데, 이는 어떤 대상이 감각에서 사라져도 그 대상은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잠깐 방에 들어가 문들 닫으면 대상연속성이 획득되기 이전의 유아는 엄마가 사라진 것으로 생각하고 울지만 대상연속성이 획득된 유아는 엄마가 방안에 있고 언제든지 다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울지 않게 된다.
감각운동기에 획득된 지연모방은 치과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데, 가령 치과치료를 받았던 어린이가 집에 가서 가족이나 동생을 대상으로 치과치료를 하는 흉내를 낸다든지 하는 예를 들 수 있다. 또한 대상연속성의 획득되기 이전의 어린이는 보호자 분리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실 내에 보호자를 동반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2) 전조작기 (Preoperational Period)
전조작기는 2~7세에 해당되는 시기로서 이 시기의 특징은 상징적 사고(symbolic thought), 직관적 사고, 자기중심적 사고, 물활론(animism)적 사고를 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시기의 어린이는 사물의 외관, 특히 눈앞에 보이는 두드러진 지각적 속성에 따라서 판단하고 직관적 사고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보존개념(conservation concept)의 부재이다. 예를 들어, 모양과 크기가 같은 두 개의 그릇에 같은 양의 물을 채운 다음, 그 중 한 개의 그릇에 든 물을 길이가 더 길고 가느다란 다른 빈 그릇에 모두 부으면 전조작기의 어린이는 수면이 높은 쪽이 물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그림 2). 전조작기 사고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자아 중심성(egocentrism)을 들 수 있는데, 이는 사물을 자신의 입장에서만 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그림을 발견하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때 거꾸로 보여주게 된다.
이 시기의 어린이들은 대화가 가능은 하지만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단어의 선택과 접근이 필요하다. 아직 인지구조가 낮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폭이 좁다. 예를 들면 러버댐(->비옷), 에어시린지(->바람), 흡입기(->빨대), 마취주사(->벌레 잠드는 약), 클램프(-> 이반지) 등의 용어를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바꾸어줄 필요가 있다.
3) 구체적 조작기
(Concrete Operational Period)
초등학교 시기인 약 7세부터 11세경까지이다. 이 시기에 접어들면 어린이의 사고는 전조작기에 비하여 급격한 진전을 보이게 된다. 보존개념이 발달하고 한 대상을 여러 대상과 서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대상의 절대적 속성에 구애 받지 않기 때문에 분류(classification)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순열화(serialization)를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전조작기의 어린이는 하나의 대상에 대해 검다거나 희다고만 표현하는데 반하여, 이 시기의 어린이는 “이것이 저것보다 검다”거나 “저것이 이것보다 검다”라는 상대적인 비교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아직 가능성의 세계나 현실적 사실과는 반대되는 가설적 세계에서 사고할 수 없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전치부의 심미적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점차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필요성을 크게 느끼게 된다. 예를 들면 전치부 레진수복물의 색조의 차이를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느끼지 못하지만 고학년에서는 민감하게 느끼게 된다. 또한 치아미백의 필요성을 고학년이 될수록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이는 사고구조가 점차 순열화와 비교가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4) 형식적 조작기(Formal Operational Period)
12세 이후의 시기를 말한다. 형식적 조작기의 청소년들은 현실적 세계를 넘어서 추상적으로 사고와 상징적 추론이 가능하게 되며 가설을 세우고 체계적으로 검증하며 여러 가지 사태를 일반화할 수 있게 된다. 조합적 사고(combinational thinking)와 “만일 ~이면 ~이다”라는 연역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Ⅲ. 연령별 시기에 따른 심리발달
1. 영아기 (Infants and Toddlers)
영아기는 신생아부터 대략 만2세까지를 말한다. 운동기능이 발달하여 걸을 수 있게 되고 이해력이 증가되어 지능이 발달된다. 언어가 시작되고 사회성과 정서발달이 시작된다. 이 시기에 부모와 유아간에 상호작용이 시작되는데 특히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하다.
언어발달 측면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첫 돌 때까지는 한 단어 문장을 표현할 수 있고 두 돌 쯤 되면 두 개의 단어를 연결한 문장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어휘의 수가 제한되어 있으며 대화는 어렵다. 이런 이유로, 이 시기의 어린이에게는 대화를 통한 협조를 거의 얻지 못한다.
이 시기에는 비언어적 표현으로 정서를 표현한다. 이 시기 어린이가 가지는 정서로서는 주로 기쁨, 분노, 공포의 일차적인 정서를 표현하며 치과적인 상황에서 이 시기의 어린 아기는 낯선 상황이나 부모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공포심이 크다. 또한 치과 진료의자를 갑자기 아래로 내리거나 뒤쪽으로 기울이는 것 같은 예상 못한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공포를 느낀다. 너무 밝은 빛에도 공포를 느낄 수 있으며 치과진료의자에 누워 다른 시각으로 보이는 낯선 상황으로도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어린이는 부드러운 접근과 태도(Tender loving care)가 필요하다. 또는 간단한 검진이나 치료는 유닛체어에 따로 눕히기 보다는 부모의 품에 누운 자세로 (knee to knee position) 시행하는 것도 좋다. 비록 대화능력이 떨어져 이해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치과 의료진의 목소리의 높낮음과 크기 등을 통한 음성적 전달과 비음성적 태도는 이 시기의 어린이를 다루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
2. 유아기 (Early Children)
유아기는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시기 즉, 대략 만2세 이후부터 초등학교 입학이전 6세까지를 말한다. 이 시기는 집이라는 울타리를 떠나 사회생활이 시작이 되는 시기로서 운동기능이 발달하고 인격 및 사회성도 발달하여 같이 놀이를 할 수 있는 교우관계가 시작된다. 이 시기에는 특징적으로 정서규제 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즉, 이 시기의 어린이는 점차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였을 때 참을 줄 알게 되고 혹은 부모와 협상을 하여 만족을 지연(delay of gratification)시킬 수도 있다.
치과임상에서 일반적으로 3세 이후 어린이는 대화하고 설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직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으나, 치료 과정에 대해서 충분히 익숙해 질 때까지 차근차근 설명하면 협조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말-시범-시행(tell-show-do) 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 좀 더 나이가 들면 어떤 경우에는 치료를 거부하며 반항적(defiant)이 되거나 분노발작(temper tantrums)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음성조절, 강화, 보호자 분리 혹은 기타 적절한 행동유도를 통해서 만족할 만한 태도로 변화시킬 수 있다.
3. 초등학령기 (Late Children)
이 시기에 부모와 형제들의 영향뿐 아니라 학교와 친구들의 영향도 점차 커지게 된다. 특히 인지기능의 발달로 자아개념(self-concept)과 사회화에 따른 자존감(self-esteem)의 발달이 이루어진다. 일례로, 초등학교 저학년은 앞니의 변색이 크게 개의치 않는 경우가 많지만 고학년의 경우에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의 어린이는 치과의사가 어떤 일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이유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치과치료의 공포를 감소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치과치료에 대한 동기부여 즉, 또래집단 속에서 인정받고 존중 받고 싶어 하는 내면의 동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예를 들면, 학교 구강검진 프로그램에서 시행된 구강질환(치아우식증 등)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또래집단으로 부터의 놀림에 매우 민감해 할 수 있으며, 또한 자신의 턱이나 치아와 관련된 심미성(주걱턱, 총생 등)에 주목하고 개선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치과치료의 공포나 불편감을 넘어서는 치료의 동기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4. 청소년기 (Adolescents)
청소년은 성인과 어린이의 특성을 부분적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양자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과도기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은 사회적인 개념 상 중학생 및 고등학교 학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 시기는 성장폭발(growth spurt)과 성호르몬의 분비 증가 및 2차성징이라는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는 시기이다. 이러한 신체적 변화와 성적 성숙은 곧 사춘기 청소년의 심리적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청소년기의 심리적 정서적 특징들5-7)은 첫째, 성인으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독립하기를 원한다. 청소년은 심리적으로 성인 특히 부모로부터 독립하기를 원하며 동년배와 더욱 강한 연대의식을 형성하며, 교사나 부모 그리고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적인 안목과 배타적 성향을 가지려고 한다. 둘째, 정서적 변화가 큰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주변의 사물과 현상을 매우 크게 인식하며 심리적 변화의 폭이 크다. 이러한 정서적 혼동은 불안감과 과민성을 증대시키며 심리적 긴장감을 수반한다. 또한 양가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는 데 예를 들면, 의존과 자립, 부모에 대한 존경과 경멸 등의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갖는다. 셋째, 정체감의 혼란을 겪는다. ‘나는 누구인가’’나의 삶에 어떤 가치와 의미가 있는가?’ 등 자기회의적인 질문과 심리적 갈등은 정체감의 위기(identity crisis)를 가져오고 방황과 문제행동을 보이게 하기도 한다. 넷째, 강한 이상주의적 성향을 보인다. 피아제(Piaget)가 주장한 것처럼 이 시기는 논리적 조작이 가능하게 되는 시기로서 스스로 가설을 만들고 검증하며 결론을 내리는 추상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비판적 사고가 발달하게 되며 자기 상상의 늪에 빠져 현실을 망각하고 영원성과 완벽함을 추구하는 이상주의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즉, 동정심과 정의감에 불타지만 현실과의 괴리 속에 괴로워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이성적 판단과 행동에 약하다. 이성적 판단의 중추로 알려진 뇌의 전두엽이 청소년기에 이르러서 성장과 발육이 가속되는데 아직 성숙되지 못한 전두엽의 기능으로 인해 감정적인 사고와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은 남을 의식하고 비교하는 경향이 강하다. 다분히 주관적인 비교와 열등의식에 빠지기 쉬우며 때로는 경쟁의식과 심하면 폭력적인 양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사실 치과임상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현실 상 많은 학업에 지쳐 구강관리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과중한 학업부담에 많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터넷/게임 중독에 빠지거나 혹은 비만, 우울증, 품행장애 심지어는 정신분열증이나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들도 있다7). 또한 상당히 많은 청소년들이 바쁜 학업 때문에 칫솔질을 게을리 하거나 잦은 간식 섭취 등 구강위생이 취약하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과 대화할 때에는 그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자아존중감과 자율성을 높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교정치료 중인 청소년이 장치를 잘 끼지 못하거나 구강위생이 나쁠 때 ‘장치를 잘 껴야 지’라든가 ‘양치질을 왜 이렇게 안하니?’라고 훈계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오히려 반발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장치 낄 시간이나 양치질도 못할 정도로 바쁘구나’ 라고 위로해주거나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 수 있을까?’ 하며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오히려 청소년들을 다룰 때 더 효과적인 대화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Ⅳ. 결론
소아청소년의 심리발달 과정은 신체발달과 더불어 일어나는 동적인 과정의 연속으로서 이를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이론들이 제시되어 왔다. 비록 이러한 이론들이 모든 발달과정을 다 설명해 줄 수는 없지만, 소아청소년 시기의 심리 및 인지발달에 대한 지식은 소아청소년을 이해하고 행동을 유도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로서 치과임상에서 유용하게 응용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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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박경애, 김혜원, 주영아. 청소년심리 및 상담. 공동체. 2010
그림 1. 피아제에 의해 제시된 인지능력발달 (소아청소년치과학, 제5판)
그림 2. 전조작기 어린이의 보존개념부재 (소아청소년치과학, 제5판)